[Book]/자기개발2008. 11. 3. 22:36

6명의 하버드 공부벌레 인터뷰

6명의 하버드 공부벌레 인터뷰

가을, 물갈이의 계절



케임브리지에 가을이 찾아왔고, 하버드에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미국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방의 9월은 대대적인 물갈이의 계절이다. 그 유명한 뉴잉글랜드의 단풍시즌이 시작되면서 주변 풍경의 물갈이가 시작되고, 또 한편으로는 100개에 달하는 대학, 25만 명의 학생이 운집한 보스턴 지역에 신입생들이 대거 몰려들어, 졸업생들이 비운 자리를 채움으로써 학교의 물갈이가 이뤄진다. 잡다한 살림살이를 가득 실은 자동차가 기숙사 앞에 속속 도착하고, 트렁크를 옆에 세워 놓고 지도를 보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난다. 보스턴 사람들이 「바」에 힘을 잔뜩 주어서 「바-스턴」이라고 발음하는 보스턴에서 촌뜨기 대접을 받는 비결(?)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하버드」 로고가 커다랗게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냉정한 보스턴 사람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환영의 인사를 대신할 것이다.

둘째, 택시를 타고 「보스턴 유니버시티 (Boston University)」에 가자고 말한다. 택시 운전사는 보스턴 사람들이 「비유(BU)」라고 줄여 부르는 것을 모르는 점으로 보아 초행자가 틀림없는 승객을 보스턴 칼리지(Bosotn College)에 내려주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셋째, 보스턴 근교의 「Gloucester」나 「 Worcester」라는 지명을 보고, 「글루세스터」 또는 「워세스터」라고 발음한다. Gloucester는 「글루스터」로, Worcester는 「우스터」로 읽는 것을 알리 없는 이방인들에게 보스턴 사람들은 『뭐라고? 뭐?』라고 되풀이해 물으면서 은근 슬쩍 부담을 줄 것이다.

그러나 보스턴 사람들의 텃세가 아무리 심하다 해도, 하버드 입학 허가서를 받아들고 흥분하여 케임브리지로 달려온 1600명의 하버드 신입생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지는 못한다. 케임브리지는 긴 여름의 한산하고 나른한 분위기를 벗고, 마치 새로 기름을 친 기계처럼 착착 돌아가기 시작했다. 미국인들도 「○○ 대학 출신」이라는 말을 할 때는 대단히 인색하게 군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앨 고어를 하버드 출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를 예일 출신이라고 말할 때는 학부를 따지지 대학원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버드가 대학원 중심의 대학이라 해도, 진짜 하버드生은 역시 학부생이다. 하버드 학부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레이몬트(Lamont)」라는 도서관이 있다. 미국의 대학생들이 대체로 그렇듯 공부하는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소파에 길게 누워 책을 읽기도 하고,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과제물을 풀기도 하고, 몇 시간이고 책상 앞에 단정하게 앉아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도 있다. 저녁식사 시간인 오후 여섯 시가 되면 썰물이 빠지듯 일제히 몰려나갔다가 7시 반쯤 되면 약속이나 한 듯 다시 도서관으로 밀려든다. 겉보기에는 제멋대로 지만, 자신이 할 일은 착실하게 하고 있는 모습이다. 도대체 어떤 아이들이 하버드에 오며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가, 진짜 하버드생들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開講(개강) 후 2주일 동안 캠퍼스를 오가며 만난 하버드생 여섯 명을 인터뷰했다. 특별한 선정 기준은 없었다. 2~3학년은 다 어디로 숨었는지 우연히 1학년 세 명, 4학년 세 명을 만나게 되었다.

웨스트 포인트와 하버드의 갈림길

알렉산드라 하퍼스가 세 개의 트렁크를 들고 텍사스州(주)의 산안토니오를 떠나 케임브리지에 도착한 것은 9월 초였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마법학교 기숙사 이름에 딱 어울릴 법한 위글스워스(Wigglesworth)의 3층 꼭대기 방이 알렉산드라가 앞으로 하버드에서 첫 1년을 보내게 될 곳이었다. 비스듬한 천장 아래쪽에 놓인 일인용 침대, 책상, 작은 서랍장과 책장이 家具(가구)의 전부인 비좁은 방이었다. 친구들과 같이 사용하는 거실의 창으로는 시끌벅적한 하버드 스퀘어와 매사추세츠街가 내려다 보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떠나면서, 다시 돌아올 때는 이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서글펐어요. 그러나 하버드에 도착하고 나니 이제 정말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인 자유로운 독립생활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감동을 느낍니다. 매일 좋은 의미에서의 충격을 경험합니다. 텍사스에서 뉴잉글랜드 지방에 가면 진짜 미국을 볼 수 있다는 이 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정말 이곳 분위기는 무언가 다른 것 같아요. 하버드에서 새로 만난 친구들은 어떤 주제든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라는 텍사스州의 산안토니오市 근 처의 베르네 고등학교 332명의 동급생 중 유일하게 하버드에 지원해 합격한 학생이다.

『저는 하버드와 웨스트 포인트(미국 陸士 )에만 지원서를 냈고, 두 곳에서 모두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원래는 군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웨스트 포인트에 갈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하버드 입학허가서를 받자 마음이 변했습니다. 하버드를 졸업해도 군인이 될 수는 있으니까 우선 하버드에 가보자고 결심했어요. 왜 하버드에 오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공부하고 배우는게 좋아서 왔어요. 그리고 나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을 알기 위해 여기 온 거지요』 하버드 대학은 알렉산드라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여 합격시켰을까. 알렉산드라의 자기 평가는 다음과 같았다.

『하버드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곳이니까 제가 여러 가지 일을 한 경험이 있다는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저는 고등학교때 치어리더 팀을 이끌었고,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했고, SAT(Scholastic Aptitucle Test․학력적성검사) 시험에서 어학분야에서 770점을, 수학에서 750점을 받았어요(각 800점 만점). 피콜로라는 악기 연주도 잘합니다. 이번에 입학한 학생들을 만나보니 , 다들 어떤 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 둔 적이 있고, 그 경험을 통해 무언가 크게 배운 학생들이었어요』

공부 잘하고, 악기를 하나쯤 다룰 줄 알고 , 운동을 잘하고, 봉사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미국식 「全人교육」의 성공사례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정도의 조건이 하버드 입학생들의 평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리더십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알렉산드라의 아버지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공군이었고 어머니는 도서관의 司書(사서)였다. 알렉산드라는 아버지와 사냥을 다니고, 어머니가 권해주는 책을 읽으면서 두 살 아래 동생과 평탄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군인이었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자, 이제 세상에 나가 이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일 을 해보자」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군인 이 떠올랐어요. 아버지는 전형적인 군인이셨어요. 월남전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군인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돌을 던지는 反戰(반전) 시위대를 보고 충격을 받으셨다고 해요. 국가를 위해 싸우다 돌아 왔는데, 그것을 인정해주기는커녕 비난을 받는 입장이 되자 혼란을 느끼신 거지요. 요즘도 월남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때 월남의 공산화를 끝까지 막았어야 한다고 얘기하십니다. 군인으로서 사명은 무조건 완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과 反戰세력으로 상징되는 부모님 세대는 무조건 복종이 아니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던 세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것을 보고자란 저희 세대는 자신이 생각하고 원하는 바에 따라 움직이는 세대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앞 세대와는 다른 균형 있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더 나은 세대라고 생각해요』

알렉산드라는 1년 전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물리학을 전공할 생각이다. 부모는 알렉산드라가 의사가 되기를 바라지만, 생물학에 도통 흥미를 느끼지 못해 의과대학원 진학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학기가 시작한 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았지 만, 벌써 공부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루에 서너 시간씩 공부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학생들의 수준을 잘 몰라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다.

『실력과 재능이 있고, 일할 준비가 되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시켜서 따라오게 하는 것이 리더십 아닌가요? 빌 게이츠가 훌륭한 것은 그 사람이 벌어들인 돈 때문이 아니라, 그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빌 게이츠가 없었더라면, 그 이후 다른 사람들의 성공도 없었겠지요. 최고가 된 사람들은 최고의 대우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 역시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알렉산드라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자신이 정말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성공 아닌가요?』

학생신문 기자

9월18일 개강 후 첫 두 週는 「쇼핑 위크(Shopping week)」라고 해서 어떤 강의를 들을지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전에 여러 강의를 들어보는 시기이다. 이른바 강의 쇼핑인데, 덕분에 캠퍼스는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학생들 때문에 도심에 쇼핑이라도 나온 것처럼 붐빈다.

하버드에서 가장 즐거운 시기를 들라면 아마 이 쇼핑 위크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막상 수업이 시작되면 그리 즐겁지만은 않지만, 어떤 강의를 들을지 생각해보고 서점에 가서 각 강의별로 선정된 교과서를 들쳐보는 일은 반복되는 일이지만 매번 가슴을 뛰게 만드는 흥분이 있다. 웬일인지 이번 학기에는 소위 인기강의로 꼽히는 강의실마다 학생들이 넘쳐 나서 강의실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 강의들은 추첨을 하거나 受講(수강)자격을 까다롭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수를 조절한다. 운이 나쁜 날이 계속되어, 꼭 듣고 싶었던 두 개의 강의에서 추첨에 떨어지고 말았다. 더글러스 오마일리를 만난 것은 「미국 대통령제」라는 강의실 입구에서였다.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탓인지, 강의실은 입추의 여지없이 만원이었고 강의실 밖 복도에 수십 명의 학생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작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왜 이러지?』라고 불평을 늘어놓자, 옆에 있던 더글러스가 『그러니까 1~2학년 때 미리 유명한 강의를 다 들어두어야 해. 4학년이라고 해서 추첨에서 우선권을 주는 것도 아니니까』라고 거만하게 말했다. 4학년이라는 더글러스에게 졸업 후 무엇을 할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뜻밖에도 「기자」라는 대답이 나왔다.

『저는 지금도 하버드 크림슨(Harvard Crimson, 하버드대학의 학생신문)의 기자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돈, 권력, 명예 중 어느 하나를 추구한다면, 저는 그것을 약간 변형시켜서 영향력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 추구하는 권력과는 좀 달라요. 제가 생각하는 언론의 역할이란 우선 감시자로서의 기능, 그리고 정책이 되었든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든 중요한 것을 집어내어 강조해주는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서 기자가 될 생각이에요』

이렇게 해서 인사를 나누게 된 더글러스와 다음날 하버드 크림슨 사무실을 구경하러 갔다. 매일 1만5000부를 찍어내는 하버드 크림슨은 규모가 작기는 해도 신문사의 구색을 완전히 갖추고 있다. 1873년 「마젠타 (The Magenta)」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1876년 「하버드 크림슨」으로 명칭을 바꾼 이 일간지는 예일대학의 「예일 데일리 뉴스 (The Yale Daily News)」 다음으로 오래된 대학 신문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데이비드 록펠러,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바로 이 하버드 크림슨 출신이다. 요즘은 인기가 좀 떨어졌지만, 저 유명한 언론인 월터 리프먼이 세 번이나 떨어진 적이 있을 정도로 하버드 크림슨 기자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시절이 있었다.

의욕 넘치는 사람들이 경쟁하는 곳

하버드 크림슨은 더글러스가 대학시절 가장 많은 열정을 바친 일이었다.

『하버드에 와서 처음에는 조정 선수와 하버드 크림슨 기자로서 두 가지 활동을 다 했어요. 그러나 조정경기 시즌이 다가오자 연습량이 늘어나서 도저히 두 가지를 병행 할 수는 없게 되었지요. 둘 다 너무나 하고 싶은 일이어서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몰라요. 결국 조정을 포기하고 하버드 크림슨에서의 활동에 주력했습니다. 일주일에 30~50시간을 일했으니까, 공부한 것을 제외하면 대학시절 가장 많은 에너지를 하버드 크림슨에 쏟아 부은 거예요. 일단은 뉴욕 타임스 기자가 되는 것이 제 희망입니다. 별다른 경력 없이 뉴욕 타임스 기자가 될 수는 없으니까 그 전에 작은 신문사에 가서 경력을 쌓을 생각입니다』

더글러스는 뉴욕에서 40마일 떨어진 뉴저지 州의 대리언 고등학교 출신이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신문 편집장이었고, 토론팀 대표였으며, 육상선수였고, SAT(학력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더글러스의 아버지는 11세 때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이민왔다.

더글러스는 정치문제에 관한 글을 쓰는 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시절 나름대로 경력관리를 해왔다. 1학년 여름 방학에는 뉴저지주 하원의원의 사무실에서, 그리고 2학년 여름방학에는 현재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조셉 리버만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현실정치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기회를 가졌다. 3학년 여름방학은 지방 신문사의 기자로서 일을 배웠다. 그는 조셉 리버만을 「맨 오브 인테그리티 (a man of integrity)」로서 존경한다고 했 다. 「맨 오브 인테그리티」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완벽한 인간, 또는 성실한 인간」 을 뜻한다. 이 표현은 미국인들이 웬만해서는 아무에게나 붙여주지 않는, 대단히 아껴서 사용하는 칭찬이다. 대통령 후보나 元老(원로) 대접을 받을 정도가 되어야 한번 들어볼 법한 찬사이다.

『맨 오브 인테그리티란 존경할 만한 사람, 자기 말을 지키는 사람,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나 더 큰 뜻을 위해 서는 자신의 이상을 잠시 접을 수도 있는 사람, 자신이 맡은 바 일이 요구하는 것 이상을 해내는 인간,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을 의미하지요』

그는 좋은 학생과 훌륭한 교수들이 만들어 내는 공동체야말로 하버드 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장점만은 아니다.

『하버드는 야심이 있고, 항상 무언가 해보겠다는 의욕에 넘친 학생들이 서로 경쟁하는 곳이에요. 그래서 서로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제가 하버드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이기도 하지요. 의욕이 너무 넘치다보니, 다들 정신없이 바쁘고 언제나 무엇엔 가 집중하고 있어요. 자신의 일에 그토록 골몰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아요. 그래서 친구들 사이의 유대가 약하고, 결국 하버드야말로 정말 외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학을 전공하는 더글러스는 아버지의 고향인 아일랜드에 관심이 커서 1920년대 초반 아일랜드 평화협상에 관한 졸업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더글러스가 애정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약 80쪽 분량의 졸업 논문은 하버드에서 보낸 대학시절을 결산하는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디자이너가 꿈인 한국 출신 학생

하버드의 옌칭 연구소 앞을 지나가다가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있던 자넷 김(김성희)과 마주치게 되었다. 마침 한국 출신 학생을 한 명 만나려던 참이라, 자넷이 中級(중급) 한국어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 기다려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자넷은 뉴욕 출신의 신입생이다. 자넷의 부모는 1980년 미국으로 이민왔고, 다음해 자넷이 태어났다. 자넷 역시 다른 하버드생들과 마찬가지로 다채로운 경력을 자랑한다.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장이었고, 일곱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으며, 수영, 테니스, 육상 등 스포츠에 능하고, SAT에서 1560 점(수학 800, 어학 760)을 받았다. PSAT(Preliminary Scholastic Aptitude Test, 일종의 예비 SAT. 각州별로 성적우수자 50명에게 2000달러의 장학금을 준다)에서 만점을 받아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경제학을 전공할 계획인 자넷은 사실은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한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꼭 하버드에 가야겠다는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느 대학이 되었든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를 한 거지요.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 지금도 하버드 래드클리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지만 , 주변에 잘 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바이올린이 제 경력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미술에는 재능이 있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제대로 개발해볼 기회가 없었어요. 이제 대학에 왔으니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야지요. 일단은 경제학을 공부할 생각입니다. 패션 디자이너가 된다 해도 경제학은 도움이 될 테고, 만일의 경우 디자이너가 되지 않는다 해도 다른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우선 여름 방학 동안 관련 분야에서 인턴을 해보고 나에게 적당한 일인가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고 거기에 맞는 계획을 짜 나갈 생각입니다』 하버드의 학부생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 1학년은 본 캠퍼스 가까이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2학년이 되면 「하우스」라고 불리는 기숙사로 옮겨가 4학년까지 그 곳에서 생활한다. 영국의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의 칼리지를 본따 만든 이 하우스는 기숙사 건물과 정원이 한 울타리 안에 싸여 있는 각각 독립된 기숙사로서, 현재 13개의 하우스가 있다. 각각의 하우스는 300~350명의 학생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 캠퍼스 안의 강의실이 공식적인 학교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하우스는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서 배우는 非공식적인 배움의 場이다.

『저는 특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하버드는 뷔페식당과 같다. 일단 식당 문을 들어서면 마음껏 식사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무엇이나 원하는 대로 골라먹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먹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1학년 때부터 어떻게 영양가있고 맛있는 음식을 골고루 적당하게 먹을 것인지 주의 깊게 계획을 짜지 않으면 안된다.

1000개가 넘는 강의가 있고 100가지 이상의 과외활동 리스트가 있다. 단순한 고등학교 생활에서 갑작스레 다양한 기회와 선택에 직면한 1학년 학생들은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마치 인큐베이터처럼 1학년 학생들을 강의실에서 가장 가까운 기숙사에 모아두고 같이 강의를 듣고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어 학생들이 무리 없이 대학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1 학년 末(말)이 되면 전공과목을 정하고, 2학년부터 들어가게 될 하우스를 정한다. 학교측에서는 친한 친구들 몇 명이 같은 하우스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자넷은 선배들로부터 1학년이 명심해야 할 몇 가지 충고를 들었다. 첫째 너무 많은 종류의 과외활동에 참가하지 말 것. 시간관리가 어렵고 생활의 초점이 흐려진다. 둘째 적어도 1학년 첫 학기 동안은 특별한 異性(이성)친구를 사귀지 말 것. 그러다가 헤어지고 나면 아는 친구들이 거의 없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셋째 교과서는 헌책을 구입하고, 효율적으로 책 읽는 방법을 읽힐 것, 넷째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한 노력할 것. 1학년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자넷은 경제학과 글쓰기,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책을 읽고 과제물을 해내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드는가를 알아내서 시간관리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일단 공부에 필요한 시간의 견적(?)이 나와야 다른 활동들을 거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 학생들의 특징이라면 의욕이 넘친다는 거예요. 여러 분야의 일에 스스로 나서서 봉사를 하겠다는 친구들을 많이 봅니다. 사실 그거 안 해도 그만이에요. 그런데 굳이 자기 시간을 내가며 그런 일을 하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올해 하버드에는 1만8000명이 지원해서 그중 2000명만 입학허가를 받았어요.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그 비싼 학비를 부담하며 이 학교에 보내주신 것, 하느님께서 제가 이 학교에 가도록 해주신 것,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고 뜻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혜를 받은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거야 하버드 졸업장 때문이지요』

역시 신입생인 티모시 위클랜드는 버몬트州 출신이다. 걷는 것은 춤추는 듯하고, 말하는 것은 노래하는 듯한 티모시는 발랄하고 경쾌하다. 왜 하버드를 택했느냐는 질문에 『그거야 하버드 졸업장 때문이지요. 대학원에 진학할 때나 직장을 구할 때 하버드 졸업장만큼 가치 있는 게 어디 있겠어요』 라고 말했다. 티모시는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15년 만에 처음 나온 하버드생이다.

『하버드가 대도시 보스턴과 가깝다는 것도 중요한 고려사항 중의 하나였어요. 프린스턴이나 예일도 좋은 학교지만, 주변 환경이 좀 지루할 거 같았어요. 저는 지루한 것은 잘 참지 못하거든요. 버몬트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학교생활이 너무 지겨워서 프랑스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일년 동안 있다 왔어요. 물론 하버드에는 각 분야 최고의 교수들이 있다는 것 또한 제가 하버드에 오고 싶었던 이유지요』

이미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아랍어까지 할 줄 아는 티모시는 그것도 모자라서 이번 학기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외에는 사진학과 수학, 사회학 과목을 듣고 있다. 티모시는 의욕이 넘치고 관심사가 다방면으로 흩어져 있어서 솟아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즈음 무엇을 하고 지내느냐는 질문에 티모시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에 네 시간 공부하고, 여섯 시간은 잠을 자요. 그 외에는 댄스 팀에서 춤 연습을 하고, 연극 연습을 합니다. 피아노를 치고, 노래도 부르고, 색소폰 연주도 하고, 도서관에서 시간제로 일도 해요. 많은 미국인들은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지요. 저도 그래요. 게다가 저는 순간순간 잘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 친구들 중에는 이제 하버드에 들어왔으니 그것으로 됐지 않은가, 잘난 척하지 말고 느긋하게 지내자고 하는 「고상한」 부류들도 있지만, 저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요. 매 순간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요. 덕분에 너무 바쁘긴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티모시의 부모는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부담한다. 그러나 티모시는 시간제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식당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었어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이며, 돈을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일찍 깨닫기를 바라셨어요. 그래야 제가 앞으로 규모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거예요. 돈에 관해서는 부모님과 無言(무언)의 약속이 있습니다. 제가 필요로 하는 것은 부모님이 대주십니다.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갖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제가 벌어서 삽니다. 예를 들어 운동화가 한 켤레밖에 없는데 낡아서 새로 사야 할 때는 필요한 거니까 부모님이 사주시고, 필요하지도 않은데 맘에 들어서 여분의 신발을 하나 더 사게 되면 그건 불필요한 거니까 제가 번 돈으로 사는 식으로요』

도대체 졸업하고 무엇을 할 생각이냐고 물었더니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건축가, 인권 운동가, 생물학자 세 가지를 읊어댔다. 그리고는 하고싶은 게 너무 많아서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무엇을 하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사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요컨대 누구라도 그 자리에 앉기만 하면 똑같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그런 일은 사양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쿠바 출신 게이

에디를 만난 것은 티모시와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였다. 티모시가 『여기 하버드에서는 친구들과 언제나 수준높고 지성적인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라고 했을 때 우연히 옆에 앉아 있던 에디가 가소로워 못 견디겠다는 표정으로 끼어 들었다.

『그래? 도대체 너희들이 무슨 지성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에두아르도 애드리언 프리골라」라는 긴 이름을 가진 에디는 쿠바인이다. 다음달이면 미국 시민권을 받게 되지만, 아직까지는 법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쿠바 사람이다. 에디의 아버지는 스페인, 어머니는 포르투갈 출신으로서 쿠바에서 살다가 에디가 일곱 살 때 미국으로 이민왔다. 에디는 캘리포니아 남부의 토렌스라는 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저는 여기 하버드의 전형적인 학생들과는 좀 달라요. 학점 벌레도 아니고, 명예를 얻는 일에도 남에게 인정받는 일에도 별로 관심이 없고, 학생회 일을 한다든지 하는 「정치적인 일」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하버드에서는 드물게 야망이 없는 조용한 생활을 해왔다고 할 수 있지요』 마치 그는 「나는 하버드의 嫡子(적자)가 아니랍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에디는 확실히 소수집단에 속한다. 그는 쿠바인이며, 가톨릭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게이(동성연애자)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제가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을 오랫동안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끊임없이 「나는 여자아이들을 좋아한다」고 자기 암시를 했지만 소용없었어요. 밤에 잠이 들 때면, 「내일 아침에는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가 되어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잠이 들었지만, 깨어보면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그 긴 절망의 시간들을 지나면서 저는 더 이상 신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無神論者(무신론자)지요. 제가 남과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고민하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공부에만 힘을 쏟았어요. 파티에도 가지 않았고, 친구들과 몰려다니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혼자 있게되면 비디오게임을 했어요. 아직도 영어를 잘 못해서 곤란을 겪는 부모님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어요. 아마 미국 사회에서 하층에 속하는 경제수준일 겁니다. 어릴 때 좋은 옷을 사 입는다든지 그런 것은 생각도 못했고, 그저 1년에 서너 개의 새 게임 팩을 살 수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행복했어요』

에디는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갈등하면서 공부에만 전념한 결과 출신고등학교가 생긴 이래 최초의 하버드생이 되었다. 그러나 에디 자신이 하버드생이 되기 전까지 단 한번도 「하버드생」을 본 일이 없었다. 입학 초기에는 다른 하버드생들이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인간이 아닐까 하는 불안을 느끼곤 했다 .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다들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3년의 대학 생활은 그를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변화시켰다.

『제게 하버드는 인간적으로 성숙하는 장이었고, 많은 일들을 이전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 곳입니다. 제 자신이 누구인지도 더 잘 알게 되었지요. 지난 3년 동안, 주변에 우수한 학생들을 수없이 보면서 그 이전의 저 자신을 완전히 허물고 그 위에 새 건물을 지었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전처럼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하는 것은 4학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 한 가지는 확실하게 깨달았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 수학과 물리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제가 그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어요. 그런 데 하버드에 와보니, 제 수준으로 수학과 물리를 하는 학생은 널렸더군요. 그것은 나만 갖고 있는 남다른 재능이 아니었어요. 친구들 중에는 어떤 개념을 보는 순간, 아무런 노력도 없이 그냥 이해해버리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재능을 가진 경우도 많아요. 그런 친구들을 바로 옆에 두고서 어떻게 제가 수학과 물리에 재능이 있다는 착각을 하겠습니까. 자기가 속한 작은 사회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한다고 하는 것이 자기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에디는 즐겁게 공부했다. 프랑스어와 일본어가 재미있었다. 어린 시절 닌텐도라는 일본 비디오 게임을 하도 많이해서 일본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덕에 「동아시아 지역 연구」가 전공이 되었다. 에디는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型이다. 한 주만 공부가 밀리면 「제 발로 지옥에 걸어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꾸준히 공부해왔다. 원하는 것만 할 수 있다면, 언어에 관한 공부를 계속하겠지만, 그에게는 갚아야 할 빚이 있다.

『학교에서 장학금도 받았고, 시간제로 일도 했지만, 부족한 부분은 대출을 받았습니다. 더 많은 시간 일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대학 시절을 돈 버는 일로 보내기는 싫어서 대출을 받았지요. 그 돈을 갚으려면 아마 투자은행 같은데 취직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몇 년 일해서 돈을 갚고, 그 다음에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취직을 할까 고민을 시작하니 새삼 하버드 생이라는 점이 도움이 되더라고 했다.

『하버드생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주니 그건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명문대 출신이라고 하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은 겁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대에 맞춰 살아가야 한다는 부담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좋은 친구 몇 명과 클래식 음악만 있으면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돈 때문에 불편하지 않은 정도로만 돈을 벌면 될 거 같아요』

동아시아 역사를 전공하는 한국系 조이스는

4학년이 되면서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단은 컨설팅 회사를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확신은 없다. 하버드에 입학할 때는 의과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었다. 의과 대학원에 가기 위해서는 학부 시절 필요한 과목들을 차근차근 이수하고 학점관리를 잘 해야 한다. 생물학, 수학, 유기화학, 일반화학, 물리학을 각각 두 학기씩 이수해야 하는 「프리 메드(Pre Med)」가 의대 진학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조이스는 자연과학 분야에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여기 정말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누가 풀 수 있지?」라는 식으로 경쟁하는 자연과학 분야보다는 여러 가지 방법과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는 역사공부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그리스의 영웅들」이라는 강의를 들을 때는 모든 의견에 偏見(편견) 없이 귀기울여주는 교수의 태도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교수의 열의와 기쁨은 학생들에게 전염되고, 그것이 바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倍加(배가)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한국역사에 관한 강의는 한국인인 조이스의 흥미를 가장 자극하는 분야였고, 결국 동아시아 역사를 전공으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이스는 아직도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교에 좀 더 남아서 의대 진학에 필요한 과정을 마무리할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제가 이렇게 망설이고 있으니까 부모님께서 걱정을 하세요. 제가 야심이나 목표를 잃어버린게 아닐까 우려하시는 거지요. 불확실한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확실한 것을 알기 위해서 좀 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왜 서둘러야 하는지 스스로를 먼저 설득할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으면 미국 친구들은 「무조건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미국 학생들과는 조금 달라요. 이왕이면 저희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실 만한 일을 하고 싶어요』

이민 2세들의 공통점

하버드에는 많은 기회와 선택의 길이 열려 있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할지 대신 선택해주지는 않는다.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면서 「자, 여기 좋은 일이 있는데 해보지 않을래?」라고 말해주지는 않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에 왔을 때 여기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동네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주변에 아무리 잘난 척하고 설치는 아이들이 있어도,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를 잃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수업이 시작되니, 하도 경쟁이 심해서 늘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워낙 다양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서 늘 나는 최고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나는 너무나 보통의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이곳에서 기회를 찾고, 열심히 공부하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자신감을 다져 나갔습니다. 하버드생이니까 웬만한 일은 다 할 수 있을 거라고들 하지요. 그럴지도 몰라요. 그러나 무엇이나 할 수 있다고 아무거나 할 수는 없어요. 자기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조이스는 하버드 한국학생회 회장이다. 이 모임은 10여 명을 주축으로 움직이는데, 약 50명 정도의 학생들이 나올 때도 있다.

『하버드의 한국 학생들은 마음이 급한 것 같아요. 세상에는 늦게 꽃피는 재능을 가진 사람도 있고,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탐험하는 여유도 필요한데, 그런 여유가 없는 것처럼 보여요. 뭔가 다른 생각을 해보기 위해 1년을 쉰다든지 하는 것은 전혀 고려의 대상에 들어가지 않지요. 주위로부터 「너는 하버드생이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것을 단기간에 성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압박을 늘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것은 한국 이민 2세들 특유의 부담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무엇을 하시든 자녀교육을 위해 애써온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하루 빨리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성과를 이뤄서 돈 많이 벌고 안정된 삶을 이루려는 것이지요. 하버드의 한국 학생들은 한국어를 잘 못하는 편이에요. 다른 대학의 한국 학생들은, 한국학생들끼리 만나면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게 더 편하거든요. 아마 자녀들을 미국 주류 사회에 보내기 위해 한국의 부모들이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싶어요』

왜」보다 「어떻게」를 배운다

여기서 새삼 하버드생들의 우수함을 강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들도 알고 보면 「뭔가 재미있는 일 없을까」라고 놀거리를 찾는 평범한 스무 살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하면서, 다들 의욕과잉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여섯 명의 학생들은 긍정적인 의미에서든 부정적인 의미에서든 「야망, 열정, 경쟁, 성공, 기회, 선택」과 같은 표현들을 자주 썼다. 하버드가 원하는 「의욕과 열정이 넘치는 학생」이란 바로 이런 학생들인지도 모른다. 흔히 프랑스와 독일의 교육은 「왜 사는가 」를 가르치고, 英美권의 교육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가르친다고 한다. 첫 번째로 인터뷰했던 알렉산드라는 『미국인이란, 생각하는 법을 배우며, 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어떤 상황이든 잘 다룰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고, 기회를 이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확실히 미국인은 「어떻게」의 인간들이다. 미국 문화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이것은 과정만 보고 결과를 무시한다는 뜻이 아니라 「어떻게」라고 하는 과정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면 결과는 보장된다는 강력한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어떻게」의 各論으로 들어가면 미국식 대학교육은 대단한 경쟁력을 발휘한다. 한국 과 미국의 대학교육을 다 받아본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식 교육이 갖고 있는 내용의 탁월함보다는 공부를 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우수성에 더 감동 받는다.

한 학기 내내 같은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은 교수에게나 학생에게나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이다. 4년으로 길어지면 그 과정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 한 개인의 성실함이나 열정만 가지고는 달성할 수 없는 일이다. 탁월한 품질이나 우수함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그 뒤에는 우수하게 만들겠다는 의식적인 목표설정 과정이 있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성실한 노력이 있으며, 이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현명하게 방향을 재조정하고 효율적인 실천방안을 개발하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하버드의 아이들은 열여덟, 열아홉의 나이에 부모를 떠나 경쟁자이자 친구인 또래 집단의 세계로 들어간다.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이라는 하버드에서, 국제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기라성 같은 교수들 밑에서, 저마다 깜짝 놀랄 만한 재능을 적어도 하나씩은 숨기고 있다는 동기생들과 경쟁하고, 생활하면서 서로 영향을 끼치며 자신을 만들어간다. 하버드 神話(신화)는 하버드 밖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하버드 안에서는 힘을 못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경쟁은 남과 하지만 승패는 자기관리에서 난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는다. 조이스는 『하버드 아이들은 자기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대단히 인색하다. 아무 조건없이 시간을 남에게 내주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다들 인간관계보다는 공부를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경영 분야라는 「자기 경영」을 시작하는 것이다.

인터뷰한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하버드에는 엄청난 기회와 가능성과 자원이 있지만,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점이었다.

이런 인식을 통해 하버드의 아이들은 자기 내부에서 끊임없이 동기유발을 해낼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한다. 스스로 비전을 만들지 못하면 남의 비전에 同乘(동승)하는 수밖에 없고 그것은 결국 남을 따라하는 일에 불과하며, 그렇게 되면 성공할 수도, 행복해질 수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인간은 추상적인 사고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식을 보면서 비로소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을 걱정한다』고 했다. 하버드의 아이들을 보면서 한국의 20대를 생각했다. 그리고 세계화의 이름 아래 벌어질 치열한 경쟁의 세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월간 조선 2000. 11월호 강인선)

If you don't have a competitive advantage, don't compete. - Jack Wel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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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에세이2008. 9. 21. 17:39

산중일기

산중일기


별들의고향, 상도, 해신... 등의 많은 문학작품을 쓴 최인호작가의 선답 에세이집 이다.
저자 일상의 느낌이지만 특유의 재미있와 관찰력으로 생각할 해 볼 수 있는 내용으로 쓰여 졌는데... 잔잔히 생각해보고 깊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P21.
느리게, 빠르게, 그러나 지치지 않게...
불가에서 낼오는 설화 중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스님, 제가 노력한다면 얼마만에 도를 이룰 수 있게습니까?"
그러자 스승이 대답했다.
"한 3년이면 되겠지"
성미급한 제자가 말했다.
"3년은 너무 깁니다. 저는 밤잠도 자지 않고 불철주야로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 얼마만에 도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스승이 대답했다.
"그러하겠느냐? 그러면 30년 걸리겠구나"
제자가 어리둥절해 물었다.
"조금 전에는 3년이면 도를 이룰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째서 불철주야로 노력하는데 3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씀하십니까? 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빨리 도를 이루고 싶습니다."
그러자 스승이 대답했다.
"그렇담 앞으로 300년이 걸리겠구나"
그러고 나서 스승은 제자에게 다음과 같은 금언을 남긴다.
'월급월만'
급하면 급할 수록 천천히 해야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우리의 옛 속담을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느리다'는 개념과 '천천히'라는 개념은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린 사람은 자신이 모든것에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한다고 변명하지만 실은 게으르고 방일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마치 옛날의 스님들이 경판을 세길 때 한 자의 글을 새기고 절을 삼배 올리고, 한 권의 경전을 새기고 목용재계하였던 것처럼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글 뿐만 아니라 삶 자체도 그렇게 변화해서 살아가고 싶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천천히 차를 몰고ㅡ 천천히 책을읽고, 천천히 밥을 먹고, 천천히 잠을 자고, 그러나 그 천천함에도 지나치지 않게.
 
 
 
P68.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다' 라는 자경설에 나오는 부처님의 말씀은 진리이다.
이 말씀은 인간의 모든일이 연기(緣起)의 법에 따라 일어나고, 인간의 일들은 인(因)과 연(緣)이 서로 의존하고 관계하여 결과를 이룬다는 불교의 핵심적인 진리인 것이다.
이세상의 모든일들은 어느것 하나 사라져 버리는것이 없다. 나쁜말 한마디도 그대로 사라지는 법이 없이 어디론가 날아가 어디엔가 씨앗으로 떨어져 나쁜결과를 맺으며, 좋은 인연도 드대로 사라지는 법이 없이 어디에선가 씨앗으로 떨어져 좋은 열매를 맺는 것이다.
->나 역시 종교가 불교는 아니지만 '연기'를 믿는다. 모든 일에 대한 노력(에너지)에 따라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그것이 돌아오는것을 30년이 조금 넘은 나이이지만 항상 경험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열정을 가지고 살아 가려 한다
 
 
P119.
남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은 받은 사람으로 부터 되갚음을 받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에게 복덕을 지은것이다. 남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은 결국 자신에게 자비를 베푼 셈이다. 따라서 남에게 베푼 자비는 베푼 순간 잊어버려야 한다. 심지어 부모들도 자기 아이를 키운 은혜를 잊어야 한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하는 집착은 가족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나 남에게 베푼 보시에 집착하기보다 더 어려운 것은 남에게 입은 은혜를 기억하는 일이다
->어떻게 내가 생각하던것과 같은 말씀을 하시다니... 실천은 쉽지가 않지만...
절에가면 항상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대신에, "복 많이 지으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P176
우리는 모두 눈으로만 사물을 본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찌보면 눈뜬 장님들인지 모른다.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한다. 마음의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음보살'은 세관의 소리를 본다는 뜻으로 소리를 보는것은 눈으로 보는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는 의미라고 한다.
 
 
 
P181
앉아서 좌선만 하고 있는 마조 곁에서 기왓장을 갈지 시작 하였다. 화가난 마조가 스승에게 물었다.
"도대체 기왓장을 갈아서 무엇을 할 것입니까?
이에 스승이 대답하였다.
"기왓장을 갈아서 거울을 만들까 하네"
이에 마조가 빈정거렸다.
"그렇다고 기왓장이 거울이 되겠습니까?"
이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스승이 소리처 말하였다.
"기왓장이 거울이 될 수 없듯이 좌선으로는 부처가 될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제자의 질문에 스승이 대답하였다.
"소가 수레를 끌고 가는데 만약 수레가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그때는 수레를 다그쳐야 하겠느냐? 아니면 소를 다그쳐야 하겠느냐?"
그리고 나서 스승이 다시 말을 붙혔다.
"그대가 지금 좌선을 익히고 있는 것인지 좌불을 익히고 있는 것인지 도대체 알수가 없군. 혹시 좌선을 익히고 있는 중이라면 선이란 결코 앉아 있는 것이 아니며, 좌불을 익히고 있는 중이라면 부처는 원래 정해지 모양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게."
 
 
 
P220
어느 날 스님 하나가 찾아와서 동산에게 물었다.
"추위와 더위가 찾아오면 이를 어떻게 피해야 합니까?"
이에 동산은 대답한다.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면 되지 않겠느냐."
그러자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도채체 어디가 추위와 더위가 업슨 곳입니까?"
이에 동산은 대답한다.
"추울 때는 그대를 더욱 춥게하고 더울때는 그대를 더욱 덥게하는 곳이다."
 
동산의 가르침은 이러한 으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추위가 찾아 올때에는 더운곳으로 일시적으로 도망칠 것이 아니라 보다 철저히 자신을 춥게 함으로써 추위를 죽이고, 더위가 찾아올 때에는 다시 추운곳으로 피할것이 아니라 보다 철저히 자신을 덥게 함으로써 더위를 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의 에세이를 시작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도 고통이 찾아오면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고통의 심연 속으로 철저히 자신을 던져 극복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슬픔이 없는 곳은 바로 슬픔이 있는 곳이며, 기쁨이 없는 곳 또한 기끔이 있는 곳이다. 고통과 슬픔을 피해 다니는 공안 세월은 물끄러미 사라져간다. 고통과 슬픔을 피할 수 없는 자리가 바로 고통과 슬픔을 피할 수 있는 곳이다.
 
 
 
P227
우리가 바람에 잠시 일어섰다 눕는 풀처럼 짧은 목숨에 아우성 치고 있는 동안에도, 그곳엔 천년 부터 바람이 불고 있고, 천년전의 물이 계곡을 흘러 내려오고 있다.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은 바람에 불려 떨어지는 나뭇잎 한 조각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가 무엇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인가. 우리가 감히 누구의 눈을빌려 그것을 범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초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가 세속의 질곡에 갇혀 작은 것 하나 더 쥐려고 아우성거리고 있는 동안에 천 년 내내 불어오는 바람이 사찰의 풍경소리를 흔들고 같다.
 
 
P236
담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은 담배를 끊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일이다. 나는 담배를 끊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는 담배를 끊은 것이 아니라 버린것이며, 버린 만큼 또 언젠가는 주울 수도 있을 것이다. 영원히 담배를 끊었다는 생각 또항 아집이 아니겠는가. 언젠가 살아가다가 담배를 줍게되면 나는 담배를 피울것이다. 그러나 버리면 또다시 안피울것이다. 자유란, 정신의 자유란 무엇에 집착하고 또 그것을 단찰에 베어내는 행위에서 벗어나, 버릴 수도 있고 가질 수도 있는 무념무사일 때만 가능한것아 아니겠는가
담배를 끊고 싶은 사람은 금연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 은단을 쓰거나 담배를 가위로 끊거나 할것이 아니라 담배를 버림으로써 담배로 부터 자유로워져야 할것이다. 담배를 버리는 마음은 바로 담배만을 버리는 행위가 아니라 담배로 부터 상기되는 욕망, 탐욕, 사사로운 미련, 애욕, 그 모든것을 버리는 마음이며 그것이 바로 마음으로부터 담배를 비워 내는 길일 것이다.
 
 
 
P270
'일 없음이 나의 일이라...'
사람들은 모두가 저마다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무 일도하지 않는 사람을 이 사외는 원하지 않고 자본주의 경제의 거대한 메커니즘 속에서 우리는 모두 부품처럼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충실하느라 삶을 조금씩 망각하고 있다. 나는 요즘 내 집을 산속에 틀어박힌 절처럼 이 사회의 망망대해에 고립된 섬으로 만들어 놓고 그곳에 칩거하며 느림과 무사의 철학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아무도 오지않는 곳에서 나는 모든 일들 만나러 조용히 내 삶의 순간들을 더듬어 가고 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음이 곧 나의 일이라는 경허으 일갈이 내 귓전을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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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기개발2008. 5. 8. 12:37

하악하악

처음 제목만 보고는 그냥 재미 있는 책으로 생각했는데...
내용은 짧지만 정말 의미 심장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

정말 산전,수전,공중전까지 다 겪은 고수의 가르침을 듣는듯한 느낌..

모든 글이 의미 있지만 몇가지 추려보면.


p15
세상을 살다보면 이따금 견해와 주장이 자신과과 다른 사람들을 '다른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고, '틀린사람'으로 단정해 버리는 정신적 미숙아들이 있다. 그들은 대개 자신이 '틀린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자기는 언제나 '옳은사람'이라고만 생각한다. 성공할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한 사람이다.


p157
아마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재능을 승부의 관건으로 생각하는 수준에 머물러있지만 프로는 관객에 대한 사랑을 승부의 관건으로 생각하는 경지에 도다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도 아마도 관객의 눈을 속이지는 못한나는 것이다.


p.153
한 가지 일에 평생을 건 사람에게는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격언이 무의미하다. 그에게는 오늘이나 내일이 따로 없고 다만 "언제나"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p.164
자존심에 대못 박기
자신의 실력이 메이저 선수와 동급이라고 생각하는 마이너 선수는, 그러한 자만심을 버리지 않는 한 메이저 선수로 승격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어떤 문학그룹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기량을 가진 작가 지망생들이, 정통한 관문을 거쳐 데뷔하지 못하는 이유는, 심사위원들의 눈이 멀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만심에 자신의 눈이 멀어 문학의 진정성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고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는 처지라면
그대의 인생길은 당연히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수많은 장애물을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려워 하지 말라
하나의 장애물은 하나의 경험이며
하나의 경험은 하나의 지혜다
명심하라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진정으로 슬프냐
물방개가 다슬기에게 말했다
한평생 집없이 떠도는 자의 슬픔을
한평생 단독주택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다슬기 따위가 알 턱이 없지
그러자 다슬기가 물방개에게 말했다
한평생 집을 짊어지고 땅바닥을 기어다녀야 하는 자의 비애를
하늘을 날아 다닐 수 있는 물방개 따위가 헤아릴 턱이 없지

(자기보다 더 아픈 자의 고통을 헤아려 본적이 없는 자의 하소연은
대부분 엄살이거나 허영일 가능성이 높다)
 
 
 
 
 
인생역전의 비밀
물질에 천착하는 인간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보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중시하는 성향이 있지만
알고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것들을 지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 한 가지만 알아도 성품이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진다
이 말 속에
인생역전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중요한 것은 반복한다
나는 인생살이나 행복추구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책을 낼 때마다 반복해서 언급한다
독자들이 식상해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식상해 하는 사람치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저 머릿속에 소장하고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왜 내 글 속에서 반복되는 것들은
그토록 문제시하면서

새로운 것들은 감지조차 못하는지 묻고 싶다

때로는 자기 안목에 대한 지나친 신뢰가 자기를
청맹과니로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정도는
한번쯤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나는 실패의 천재
사흘 전부터 자작시 '우계'에 곡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새로 출간된 시집 '그대 이름 내가슴에 숨 쉴 때까지'에도 수록되어 있는 시다
지독하게 외롭던 시절에 쓰여진 시라 약간의 애조와 비탄을 가미하고 싶었다

그런데 작업중에 손님들이 여러 분 오셨다
하지만 시간을 많이 할애해 드릴 수가 없었다
이해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서운해 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작업중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잠시 손님들을 만나 차를 마시면서 한담을 나누었는데
그 사이에 작업 리듬이 끊어져 버렸다

손님들이 가시고 만들던 곡을 다시 들어 보니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틀밤을 꼬박 새워서 작업했는데 어쩔 수가 없다
분하지만 모조리 지워 버렸다

조금이라도 미련을 가지면 계속 만지작거리게 되고 결국 시간만 소비한 채
못 마땅한 결과물만 남게 된다
실패작에 대해서는 일절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

모조리 지우고 나서 허탈한 기분으로 담배를 빨아 대다가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실패했다고 중단하면 안 된다

나는 실패하면 포기하지 않고 성공할 때까지 분발하는 특질을 가지고 있다

다시 밤을 꼬박 새우고 새로운 곡을 완성했다
60년대식 뽕짝 풍을 의도해서 만들었다
왜 하필이면 뽕짝이냐
뽕짝에도 애환과 진실이 있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이번에는 그런대로 괜찮다는 느낌이다
며칠을 컴 앞에만 앉아 있었더니 젠장, 허리가 잘 펴지지 않는다
하지만 노래가 한곡 만들어졌으니 이 정도는 감수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무엇이든지 공짜로 얻으려는 심보는 일종의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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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2008. 4. 16. 19:41

[펌]구글과 네이버는 어떻게 다른가?

잡지 컬럼

말 2006년 12월호 (글: 김중태)


구글과 네이버는 어떻게 다른가?


구글은 최근 IT업계의 가장 큰 주제어가 되었다. 2004년 8월 상장된 구글이 단 1년만에 갈아치운 기록만 보더라도 구글의 괴물 같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상장 1년 안에 미국 내 20대 기업에 든 최초의 기업, 1년 안에 시가총액 천 억 달러(약 100조원)를 넘은 최초의 기업, 1년 안에 인터넷기업 1위 등의 엄청난 결과를 만들었다.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HP, 야후, 넷스케이프 등 어떤 기업도 이루지 못한 엄청난 결과를 구글은 1년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후에도 계속 성장해 현재는 시가총액 1440억 달러까지 도달했다. 구글의 이름 값이 거품이 아니라는 사실은 실적을 통해 알 수 있다. 2006년 3/4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약 27억 달러에 순이익만 8억 달러를 넘고 있다. 이런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튜브를 16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하는 등 숨가쁘게 기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 현재 구글의 모습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시가총액 약 4조원으로 코스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 3/4분기 실적은 매출액 1,427억 원, 순이익 366억 원을 기록하며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IT기업이 되었다.

구글과 네이버는 검색을 기반으로 성장한 1위 기업이라는 점에서 자주 비교되지만, 서비스 운영 모습이나 기업 경영의 방법은 많이 다르다. 두 기업은 철학부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철학의 차이는 기술의 차이를 가져오고, 기술의 차이는 다시 기업 문화와 서비스의 차이를 가져온다. 또한 철학의 차이는 정책과 운영의 차이를 가져오고 정책과 운영의 차이는 두 기업에 대한 평가의 차이를 가져온다. 구글에 비해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비난을 많이 받는 이유 역시 두 기업의 철학 차이에서 시작한다. 그러므로 구글과 네이버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다면 두 기업의 철학적 차이와 철학적 차이로 인한 현상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내기 철학'과 '붙잡기 철학'의 차이가 포탈과 토탈로

네이버와 구글의 첫 번째 차이는 사용자를 바라보는 관점과 기업 서비스의 목표 차이다. 네이버의 목표는 사용자를 최대한 오래 네이버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오래 머무르면서 많은 페이지를 볼수록 광고를 더 많이 보게 되고, 광고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검색하려고 온 사람조차 좀더 오래 네이버에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한다. 검색엔진으로 시작한 네이버가 다른 사이트로 보내주는 포탈(portal=관문)의 성격을 포기하고 토탈 서비스(total service=종합 서비스) 사이트로 변하고 있는 이유는 사용자를 붙잡으려는 '붙잡기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구글은 최대한 빨리 구글을 떠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사용자가 구글이라는 검색 사이트에 온 이유는 어떤 정보를 찾기 위함이다. 따라서 구글은 사용자가 구글에 오래 머물면 실패한 것으로 보며, 최대한 빨리 원하는 정보가 있는 문서로 가게 만드는 일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용자가 구글 사이트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짧을수록 구글 사이트에서 광고를 보는 시간도 줄어들고 광고 수익도 줄어든다. 하지만 원하는 정보를 빨리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사용자는 계속 구글을 이용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구글 사용 빈도가 늘어 광고수익도 늘 것이라는 장기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아직도 구글은 다른 사이트로 가는 검색 관문(portal)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초기의 단순했던 네이버 화면이 점차 복잡해지는 이유는 사용자를 붙잡기 위함이다. 사용자를 붙잡기 위해 네이버는 많은 정보 알맹이(content)를 네이버 안에 쌓은 뒤 보여준다. 검색하려고 접속했던 사용자는 네이버에서 보여주는 각종 알맹이에 현혹되어 원래 네이버를 찾은 목적을 까마득하게 잊고 여기저기 네이버 안을 떠도는 방황을 시작한다. 백화점이나 도박장들이 시간 경과를 알 수 있는 시계와 창을 없애고 최대한 많은 상품을 보게 동선을 설계해 돈을 쓰게 만드는 것처럼, 네이버 역시 최대한 오래 네이버에 머무르게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검색결과의 윗부분에 노출되는 문서가 가장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유명한 웹문서나 원본 문서가 아닌 이유도 붙잡기 철학의 결과다. 네이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원본인 웹문서 대신 www.naver.com이라는 도메인 안에 있는 펌질 문서를 먼저 노출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은 원본 웹문서가 아닌 펌질된 문서를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시키는 네이버에 대해 기술력이 부족하다거나 자사 이기주의가 심하다고 비난한다. 네이버 검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다.

초창기 네이버 첫화면

2006년의 네이버 첫화면

* 초창기 네이버 첫화면에 비해 2006년의 네이버 첫화면은 많이 복잡해졌다.


광고로 먹고사는 구글 역시 좀더 많은 트래픽을 원하고 있다. 유튜브, 블로거닷컴, 피카사, 키홀 등의 서비스를 인수한 이유는 방문객 수와 트래픽을 좀더 늘리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검색이 목적인 구글닷컴의 화면이 여전히 흰색의 여백인 이유는 검색에 방해되는 것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검색 사이트를 방문한 사용자가 원래 목표를 최대한 빨리 이룰 수 있도록 첫화면에 검색창만 두고 있다. 구글 첫화면의 광고 효과야말로 가장 높겠지만 광고로 인해 검색에 방해를 받는다면 구글 검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구글에 악영향을 미칠 것임을 구글은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 첫화면에 광고를 싣지 않고도 구글은 세계 최고의 광고매체로 성장하고 있다.


열린 철학과 닫힌 철학

보내기 철학과 붙잡기 철학은 필연적으로 열린 철학과 닫힌 철학의 차이로 연결된다. 구글은 다른 사이트로 사람들을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구글 스스로 알맹이를 만들어야 할 이유도 없고, 구글 사이트 안에 알맹이를 저장할 이유도 없다. 만들고 지켜야 할 '내 것'이 없기에 열린 철학을 유지하기 쉽다. 이에 비해 네이버는 자기 서버에 쌓아둔 알맹이를 이용해 사용자를 모아야 하기 때문에 닫힌 철학을 지향하게 된다.

닫힌 철학은 호환성 부족을 가져오게 되고 결국 사용자의 선택권을 뺏는 결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로 robots.txt 문제를 들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 대표적인 서비스인 지식인과 블로그 서비스에 robots.txt를 이용해 검색로봇의 접근을 금지시키는 설정을 해두었다. 이로 인해 구글을 비롯한 다른 검색 사이트의 로봇이 네이버의 알맹이에 접근할 수 없고, 당연히 이들 검색 사이트의 검색결과에 네이버 블로그나 지식인의 문서가 나타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다른 사이트의 정보를 보여주는 검색 사이트로 성공한 네이버가 정작 자기 사이트의 정보는 다른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하지 못하도록 막는 이중성을 보임으로써 사람들에게 도덕적 비난을 받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robots.txt 문제는 결국 네이버 사용자의 피해로 나타난다. 네이버 사용자가 좋은 글을 올렸다 해도 이 글은 구글이나 다음, 야후 등의 다른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될 수 없다. 결국 네이버 블로그 사용자는 자신의 글이 좀더 퍼지고 좀더 유명해질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네이버 블로거의 글은 네이버 안에서만 검색된다는 한계를 가지게 되므로 좋은 정보를 널리 공유하게 한다는 웹의 근본 취지와 맞지 않는 문제도 발생한다.

robots.txt 외에도 다른 사이트의 문서는 손쉽게 퍼올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네이버 사이트 안의 글이나 그림을 퍼가지 못하도록 막는 정책, 심지어 웹의 기본인 링크마저 불가능하게 주소를 변경시키는 식의 정책을 펼치면서 네이버는 '펌질로 쌓은 사이트, 닫힌 인터넷의 대표주자'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사용자 우선 철학과 기업 이익 우선 철학

네이버가 사용자를 붙잡는 이유는 광고를 좀더 보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즉 사용자를 배려하기보다는 광고주와 회사 이익을 더 배려한다는 말이 된다. 이런 이익 우선 철학은 사용자의 불편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네이버 첫화면에 나오는 뉴스 제목을 딸깍(click)하면 바로 해당 제목의 뉴스로 가는 것이 아니라 뉴스 모음 화면으로 이동한다. 모음 화면에서 다시 한 번 제목을 딸깍해야 해당 뉴스를 보여준다. 이는 제목을 딸깍하면 해당 문서를 보여주는 인터넷의 기본적 연결 방식마저 왜곡시키는 동시에 사용자를 당황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이상한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페이지뷰(page view)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고, 광고 노출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보려는 욕심 때문이다.

네이버뉴스

네이버뉴스

* 네이버 첫화면에서 뉴스 제목을 딸깍하면 해당 뉴스 대신 모음이 나온다. 이처럼 광고주 위주의 네이버 정책은 한 번 더 마우스질을 요구하며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든다.


전면 플래시 광고 역시 사용자의 피해를 담보로 광고주와 네이버가 이익을 취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안 그래도 지나치게 많은 광고용 배너와 플래시 때문에 첫화면 불러오는 시간도 꽤 걸리는데, 전면 투명 플래시 광고까지 받아야 하니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린다. 수 천 만 명이 한 번 접속 때마다 불필요한 플래시 때문에 몇 십 초씩만 더 쓰기 때문에 개인은 물론 나라 전체로 봤을 때도 엄청난 낭비가 일어난다. 투명 플래시 광고가 집행되는 동안에는 광고가 화면을 가려서 밑에 있는 글씨가 보이지 않거나 마우스로 광고 밑의 기사를 눌렀다가 광고와 연결된 사이트로 이동하는 경우를 자주 겪으며 사용자는 짜증을 낸다. 사용자들이 싫어하는 투명 플래시 광고를 집행하는 이유 역시 사용자보다는 광고주와 회사 이익을 더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사용자들의 많은 비난을 듣고 첫화면의 전면플래시광고를 철수시켰다. 하지만 아직도 뉴스홈을 비롯한 하위 차림표에는 투명 플래시 광고가 집행되고 있다. 말로는 모두가 사용자 중심을 외치지만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기업은 많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네이버의 전면 플래시 광고

2006년의 네이버 뉴스홈의 플래시 광고

* 한때 집행된 네이버의 전면 플래시 광고와 지금도 집행 중인 뉴스홈의 플래시 광고.


비싼 첫화면에 지금까지도 광고 하나 없이 검색창만 고수하고 있는 구글의 사용자 우선 철학이 칭찬을 받는 이유는 말로만 사용자 중심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자를 위해 눈 앞의 작은 이익을 포기할 줄 아는 철학 때문이다.

초창기 구글 첫화면

2006년 구글 첫화면

* 초창기 구글 첫화면보다 더 시원해진 2006년의 구글 첫화면. 여전히 검색창만 있다.


또한 사용자의 이익을 우선으로 여기는 구글은 서비스를 만들 때 가능한 개방적인 표준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구글의 지메일은 언제든지 POP으로 백업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메일 서비스로 바꾸어도 별 문제가 없다. 구글 그룹스는 유즈넷과 호환되기 때문에 다른 유즈넷 프로그램으로 접속할 수 있고, 구글토크는 재버(Jabber) 기반이라 다른 메신저와 호환이 된다. 구글 DOC, 구글 스프레드시트 등도 공개표준인 ODF 형식이라 호환성이 좋다. 구글이 후발 주자라서 시장을 잡기 위해 재버 형식의 메신저를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같은 시기에 후발 주자인 국내 포탈들이 독자 형식의 메신저를 개발한 사실과 비교해보면 시장 논리로만 설명하기 힘들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네이버 메신저는 네이버 사용자하고만 쪽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닫힌 메신저다. 네이버 메신저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라도 재버 형식으로 개발을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독자 형식으로 개발해 호환성을 막아버렸다. 시장 논리에도 맞지 않는 네이버의 이런 선택은 '닫힌 철학' 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


자동화에 집중하는 구글과 수작업도 마다 않는 네이버

물론 네이버의 붙잡기 철학이 가진 긍정적인 면도 많다. 사용자를 붙잡기 위해 화면을 구성하다보니 사용자가 보기 좋게 편집된 화면을 제공한다. 구글과 네이버의 검색결과를 보면 네이버의 검색결과 화면이 훨씬 보기 편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꽤 많은 비용을 편집에 투자한다. 그 결과 네이버는 검색결과의 수작업 의존도가 높다. 반면 구글의 검색결과는 불친절하다. 대중적 가치가 있는 정보를 순서대로 나열했기 때문에 검색 결과의 정확도는 높지만 보기는 매우 불편하다. 구글의 검색결과가 불친절한 이유는 자동화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검색 결과에 만족할 수만 있다면 수작업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비용이 더 들더라도 보기 좋은 검색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수작업은 대중적인 정보를 보여줄 때 빛을 발한다. 때문에 연예 스포츠 정보 등을 보여줄 때 네이버는 가장 탁월한 결과 화면을 보여준다. 반면 수작업이 미칠 수 없는 전문 분야 정보의 검색 결과는 많이 뒤떨어진다. 네이버는 대중들이 많이 찾는 정보를 잘 보여주는 일에 집중하고 소수 사용자가 찾는 정보를 희생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구글은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것을 택한다. 사람이 손으로 해서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지만, 비용이 더 드는 수작업을 줄이고 컴퓨터가 잘 할 수 있는 자동화에 더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그 결과 구글은 방대한 웹문서에서 가장 가치 있는 문서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일에 최적화된 상태다. 시시각각 변하는 가치를 자동으로 찾아서 정렬해주기 때문에 보여주는 형식은 썰렁하다. 네이버 검색결과에 익숙해진 사람이 본다면 구글의 검색결과는 매우 조잡스럽게 보일 것이다.

실제로 국내 연예인 정보나 축구 관련 정보를 검색을 해보면 네이버가 훨씬 보기 좋게 나옴을 알 수 있다. 네이버가 국내 1위를 유지하는 경쟁력 중 하나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정보를 대중들이 보기 편하게 보여주는 편집력인 것이다.

네이버의 대장금 검색 결과 화면

구글의 대장금 검색 결과 화면

* 대장금으로 검색한 결과. 네이버가 구글보다 더 보기 좋다.


또한 모든 정보를 네이버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다는 점도 네이버가 지닌 장점 중 하나다. 종합 서비스를 지향하는 네이버이기에 뉴스, 블로그, 메일, 동영상, 사진 등 대부분의 정보를 네이버 안에서 검색하고 처리할 수 있다. 구글은 구글닷컴에서 검색하고 지메일로 가서 편지를 보고 블로거닷컴으로 이동해 블로그를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네이버와 구글의 방식은 일장일단이 있으며 선택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길 경우 네이버는 구글의 정확성을 따라잡으려 할 것이고, 구글은 네이버의 보기 좋은 화면과 토탈 서비스를 따라잡으려 할 것이다. 구글 역시 네이버가 가진 포탈형 서비스와 커뮤니티를 소유하고자 할 것이며 두 서비스는 조금씩 서로를 닮아갈 것이다.


IT기업의 목표가 되어버린 구글

실제로 구글은 꽤 많은 기업을 인수하고 많은 서비스를 새로 추가하면서 포탈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갖춘 상태다. 다만 이 서비스를 구글닷컴에서 한 번에 보여주지 않을 뿐이다. 구글은 Pyra Labs(blogger.com), Applied Semantics, Picasa, Keyhole, Dodgeball을 거쳐 2006년에도 MeasureMap, Writely, Sketchup, YouTube까지 수 십 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하고 수 십 개가 넘는 서비스를 새로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서비스를 넓혀가는 방식이 네이버와 다르다.

네이버는 필요한 서비스가 있을 경우 기업 인수보다는 직접 만드는 방식을 취한다. 또한 이미 남들이 하고 있는 서비스를 따라 하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표절시비가 계속 나온다. 기존 서비스를 따라 한 지식인 블로그 카페에 이어, 2006년에도 다음의 파이를 따라 한 네이버의 네모 서비스, 다음의 블로그 테마를 따라 한 네이버의 템플릿 서비스로 인해 '베끼기 네이버'라는 비난 여론이 더욱 확장되었다. 한국에서 신규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들은 '네이버가 따라 하면 어쩌지?'라는 고민부터 한다. 네이버 때문에 창의적인 서비스와 중소기업이 설 자리가 없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반면 해외의 많은 기업은 구글에 인수되는 것을 가장 큰 사업모델로 설정할 정도다. 해외의 신규 서비스는 '어떻게 해야 구글이 살까?'라는 고민부터 한다. 창의적인 서비스가 많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높은 가격으로 평가해주고 인수하는 구글과 좋은 아이디어를 따라하며 직접 서비스하는 네이버의 차이는 업계와 시장의 차이로 나타나곤 한다.


기술의 구글, 기획과 영업의 네이버

살펴본 것처럼 네이버가 국내 1위를 하면서도 비난을 많이 받는 이유는 단지 1위 기업에 대한 시샘 때문만이 아니다. 네이버가 보여준 행동의 상당 부분이 비난받을만한 것이었기 때문이고, 그 이유는 네이버가 가진 철학의 문제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네이버가 한 좋은 일이 9고 그 과정에서 안 좋은 일은 1에 불과한데도 네이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이라는 수치보다는 그 1이 가진 의미나 충격의 강도가 크기에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삼성이 수출 기업으로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을 주면서도 최고 경영진의 편법 상속이라는 도덕성 문제로 인해 계속 비난받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전기밥통이 터지는 이유를 도덕성 부족과 연결하기는 어렵지만, 편법 상속은 그 사람의 철학이나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부도덕할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철학 또는 가치관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국내 1위인만큼 네이버가 지닌 장점을 과소평가 할 수는 없다. 특히 네이버의 기획 홍보력은 IT 기업 중 발군이라 할 정도로 최강이다. 뒤따라한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지식인과 블로그 서비스를 순식간에 최강의 서비스로 만들면서 1위 기업으로 올라선 힘이 네이버에게 있다. '뜨거운 감자가 왜 뜨거운지 알아?'로 시작해 '화상고' '월드컵' '이씨 가문'으로 이어지는 네이버의 광고는 다른 기업의 광고와 차원이 다를 정도다. 너무 앞서가지 않으면서 대중이 원하는만큼만 제때 제공하는 기획력 또한 네이버가 지닌 힘이다. 좋은 인재와 충분한 자본도 있다. 네이버가 구글과 싸울 수 있는 힘을 가진 기업임은 분명하다. 부족한 것은 철학과 기술이다. 기술은 철학에서 나오기에, 네이버가 좀더 열린 철학을 가진다면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은 이미 좋은 철학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 철학을 유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구글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회사 이익을 위해 사용자를 조금씩 더 불편하게 하는 순간 구글의 성장 신화는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사용자를 바라보는 두 기업의 철학적 차이가 기술과 운영의 차이를 만들었다. 또한 앞으로 두 기업의 성공과 실패도 여전히 사용자를 바라보는 두 기업의 철학에 의해 판가름 날 것이다. 철학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것이다.
잡지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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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기개발2008. 2. 18. 19:13

내 인생에서 놓쳐선 안 될 1% 행운


감동의 눈물과 웃음으로 용기와 힘을 북돋우는 따뜻한 성공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행운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네스북에 오른 베스트셀러 ‘영혼을 위한 닭고기수프’ 시리즈로 전세계 1억 명의 인생을 바꾼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이 함께 엮은 이 책은 1% 행운을 통해 운명의 하루를 만난 백만장자들의 가슴 뭉클하고 값진 체험들이 따스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 이 책의 역자이자 <고도원의 아침편지> 주인장인 고도원의 말처럼 42명의 백만장자가 좌절, 두려움, 시련을 극복하고 희망을 얻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풍부한 영감, 누구든 삶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소중한 지혜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 한마디로 말해 딱딱한 원칙이 아니라 따뜻한 이야기로 전하는 잭 캔필드식의 가슴 울컥한 감동과 힘들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열정을 주는 희망 프로젝트!

1% 행운은 마음과 지갑을 채워주는 복리이다!
‘1% 행운’은 눈먼 장님이 아니라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은 영원히 맛 볼 수 없다. 누구나 운기칠삼을 말하고 행운은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 것으로 끌어당기지 못했던 행운! 평범했던 주부에서 친환경 비누 사업가로, 가난한 소년에서 20대 백만장자로, 마비된 몸을 딛고 와인바 사업가로 변신한 사람, 그들은 모두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놓치지 않았고 부와 행복을 거머쥐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1% 행운은 ‘마음과 지갑을 채워주는 복리’와도 같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노력이 언젠가는 나의 커다란 성공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실패를 경험했지만 다시 삶의 원동력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책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마크 빅터 한센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등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the Soul) 시리즈의 베스트셀러를 함께 펴낸 저자이다.
열려진 가능성, 따뜻한 마음, 영혼의 기쁨, 행복한 삶을 주제로 한 이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 190주 연속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세계 41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부 이상 판매되었다. 이 책의 원제는 ‘창업가를 위한 영혼의 닭고기 수프’로 평범한 이들에게 주는 운명의 전환점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쩌면 당신이 오늘 만나게 될 1% 행운을 통해, 당신이 누군가에게 전해줄 1% 행운을 통해 더많은 이들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아이디어와 의지 그리고 용기를 선사해줄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카운슬러이자 저술가이며 세미나 강사들이다. 평생을 인간의 가능성 개발과 행복한 삶을 위한 동기부여에 힘써 왔다. 정기적으로 굿모닝 아메리카, 20/20, NBC 나이트뉴스 등의 텔레비전 프로에 출연하고 있으며, 매년 1백여 곳이 넘는 단체에서 강연하고 있다. 그들의 강연을 정기적으로 듣는 회사는 미국 경영자 협회, AT&T 전기회사, 캠벨 수프, 도미노 피자, G.E, 존슨 앤 존슨, 선키스트, 버진 레코드사등 유명 회사들이다. 이들이 여러 권의 시리즈로 펴낸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장기간 올라 있는 책으로 미국에서만 2천6백만 부, 세계적으로는 150개국, 38개국 언어로 출간되어 4천만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이 시리즈로 인해 '밀리언셀러'를 뛰어넘는 '메가셀러megaseller'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인터파크 제공]
Posted by n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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