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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기개발2008. 11. 3. 22:36

6명의 하버드 공부벌레 인터뷰

6명의 하버드 공부벌레 인터뷰

가을, 물갈이의 계절



케임브리지에 가을이 찾아왔고, 하버드에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미국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방의 9월은 대대적인 물갈이의 계절이다. 그 유명한 뉴잉글랜드의 단풍시즌이 시작되면서 주변 풍경의 물갈이가 시작되고, 또 한편으로는 100개에 달하는 대학, 25만 명의 학생이 운집한 보스턴 지역에 신입생들이 대거 몰려들어, 졸업생들이 비운 자리를 채움으로써 학교의 물갈이가 이뤄진다. 잡다한 살림살이를 가득 실은 자동차가 기숙사 앞에 속속 도착하고, 트렁크를 옆에 세워 놓고 지도를 보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난다. 보스턴 사람들이 「바」에 힘을 잔뜩 주어서 「바-스턴」이라고 발음하는 보스턴에서 촌뜨기 대접을 받는 비결(?)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하버드」 로고가 커다랗게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 냉정한 보스턴 사람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환영의 인사를 대신할 것이다.

둘째, 택시를 타고 「보스턴 유니버시티 (Boston University)」에 가자고 말한다. 택시 운전사는 보스턴 사람들이 「비유(BU)」라고 줄여 부르는 것을 모르는 점으로 보아 초행자가 틀림없는 승객을 보스턴 칼리지(Bosotn College)에 내려주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셋째, 보스턴 근교의 「Gloucester」나 「 Worcester」라는 지명을 보고, 「글루세스터」 또는 「워세스터」라고 발음한다. Gloucester는 「글루스터」로, Worcester는 「우스터」로 읽는 것을 알리 없는 이방인들에게 보스턴 사람들은 『뭐라고? 뭐?』라고 되풀이해 물으면서 은근 슬쩍 부담을 줄 것이다.

그러나 보스턴 사람들의 텃세가 아무리 심하다 해도, 하버드 입학 허가서를 받아들고 흥분하여 케임브리지로 달려온 1600명의 하버드 신입생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지는 못한다. 케임브리지는 긴 여름의 한산하고 나른한 분위기를 벗고, 마치 새로 기름을 친 기계처럼 착착 돌아가기 시작했다. 미국인들도 「○○ 대학 출신」이라는 말을 할 때는 대단히 인색하게 군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앨 고어를 하버드 출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를 예일 출신이라고 말할 때는 학부를 따지지 대학원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버드가 대학원 중심의 대학이라 해도, 진짜 하버드生은 역시 학부생이다. 하버드 학부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레이몬트(Lamont)」라는 도서관이 있다. 미국의 대학생들이 대체로 그렇듯 공부하는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소파에 길게 누워 책을 읽기도 하고,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과제물을 풀기도 하고, 몇 시간이고 책상 앞에 단정하게 앉아 공부에 몰두하는 학생들도 있다. 저녁식사 시간인 오후 여섯 시가 되면 썰물이 빠지듯 일제히 몰려나갔다가 7시 반쯤 되면 약속이나 한 듯 다시 도서관으로 밀려든다. 겉보기에는 제멋대로 지만, 자신이 할 일은 착실하게 하고 있는 모습이다. 도대체 어떤 아이들이 하버드에 오며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가, 진짜 하버드생들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開講(개강) 후 2주일 동안 캠퍼스를 오가며 만난 하버드생 여섯 명을 인터뷰했다. 특별한 선정 기준은 없었다. 2~3학년은 다 어디로 숨었는지 우연히 1학년 세 명, 4학년 세 명을 만나게 되었다.

웨스트 포인트와 하버드의 갈림길

알렉산드라 하퍼스가 세 개의 트렁크를 들고 텍사스州(주)의 산안토니오를 떠나 케임브리지에 도착한 것은 9월 초였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마법학교 기숙사 이름에 딱 어울릴 법한 위글스워스(Wigglesworth)의 3층 꼭대기 방이 알렉산드라가 앞으로 하버드에서 첫 1년을 보내게 될 곳이었다. 비스듬한 천장 아래쪽에 놓인 일인용 침대, 책상, 작은 서랍장과 책장이 家具(가구)의 전부인 비좁은 방이었다. 친구들과 같이 사용하는 거실의 창으로는 시끌벅적한 하버드 스퀘어와 매사추세츠街가 내려다 보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떠나면서, 다시 돌아올 때는 이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서글펐어요. 그러나 하버드에 도착하고 나니 이제 정말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인 자유로운 독립생활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감동을 느낍니다. 매일 좋은 의미에서의 충격을 경험합니다. 텍사스에서 뉴잉글랜드 지방에 가면 진짜 미국을 볼 수 있다는 이 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정말 이곳 분위기는 무언가 다른 것 같아요. 하버드에서 새로 만난 친구들은 어떤 주제든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라는 텍사스州의 산안토니오市 근 처의 베르네 고등학교 332명의 동급생 중 유일하게 하버드에 지원해 합격한 학생이다.

『저는 하버드와 웨스트 포인트(미국 陸士 )에만 지원서를 냈고, 두 곳에서 모두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원래는 군인이 되고 싶었기 때문에 웨스트 포인트에 갈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하버드 입학허가서를 받자 마음이 변했습니다. 하버드를 졸업해도 군인이 될 수는 있으니까 우선 하버드에 가보자고 결심했어요. 왜 하버드에 오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공부하고 배우는게 좋아서 왔어요. 그리고 나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을 알기 위해 여기 온 거지요』 하버드 대학은 알렉산드라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하여 합격시켰을까. 알렉산드라의 자기 평가는 다음과 같았다.

『하버드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곳이니까 제가 여러 가지 일을 한 경험이 있다는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저는 고등학교때 치어리더 팀을 이끌었고,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했고, SAT(Scholastic Aptitucle Test․학력적성검사) 시험에서 어학분야에서 770점을, 수학에서 750점을 받았어요(각 800점 만점). 피콜로라는 악기 연주도 잘합니다. 이번에 입학한 학생들을 만나보니 , 다들 어떤 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 둔 적이 있고, 그 경험을 통해 무언가 크게 배운 학생들이었어요』

공부 잘하고, 악기를 하나쯤 다룰 줄 알고 , 운동을 잘하고, 봉사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미국식 「全人교육」의 성공사례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정도의 조건이 하버드 입학생들의 평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리더십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알렉산드라의 아버지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공군이었고 어머니는 도서관의 司書(사서)였다. 알렉산드라는 아버지와 사냥을 다니고, 어머니가 권해주는 책을 읽으면서 두 살 아래 동생과 평탄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군인이었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자, 이제 세상에 나가 이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일 을 해보자」고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군인 이 떠올랐어요. 아버지는 전형적인 군인이셨어요. 월남전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군인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돌을 던지는 反戰(반전) 시위대를 보고 충격을 받으셨다고 해요. 국가를 위해 싸우다 돌아 왔는데, 그것을 인정해주기는커녕 비난을 받는 입장이 되자 혼란을 느끼신 거지요. 요즘도 월남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때 월남의 공산화를 끝까지 막았어야 한다고 얘기하십니다. 군인으로서 사명은 무조건 완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과 反戰세력으로 상징되는 부모님 세대는 무조건 복종이 아니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던 세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것을 보고자란 저희 세대는 자신이 생각하고 원하는 바에 따라 움직이는 세대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앞 세대와는 다른 균형 있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더 나은 세대라고 생각해요』

알렉산드라는 1년 전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별한 변화가 없는 한 물리학을 전공할 생각이다. 부모는 알렉산드라가 의사가 되기를 바라지만, 생물학에 도통 흥미를 느끼지 못해 의과대학원 진학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학기가 시작한 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았지 만, 벌써 공부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루에 서너 시간씩 공부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학생들의 수준을 잘 몰라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다.

『실력과 재능이 있고, 일할 준비가 되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시켜서 따라오게 하는 것이 리더십 아닌가요? 빌 게이츠가 훌륭한 것은 그 사람이 벌어들인 돈 때문이 아니라, 그가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빌 게이츠가 없었더라면, 그 이후 다른 사람들의 성공도 없었겠지요. 최고가 된 사람들은 최고의 대우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 역시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알렉산드라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자신이 정말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성공 아닌가요?』

학생신문 기자

9월18일 개강 후 첫 두 週는 「쇼핑 위크(Shopping week)」라고 해서 어떤 강의를 들을지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전에 여러 강의를 들어보는 시기이다. 이른바 강의 쇼핑인데, 덕분에 캠퍼스는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학생들 때문에 도심에 쇼핑이라도 나온 것처럼 붐빈다.

하버드에서 가장 즐거운 시기를 들라면 아마 이 쇼핑 위크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막상 수업이 시작되면 그리 즐겁지만은 않지만, 어떤 강의를 들을지 생각해보고 서점에 가서 각 강의별로 선정된 교과서를 들쳐보는 일은 반복되는 일이지만 매번 가슴을 뛰게 만드는 흥분이 있다. 웬일인지 이번 학기에는 소위 인기강의로 꼽히는 강의실마다 학생들이 넘쳐 나서 강의실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 강의들은 추첨을 하거나 受講(수강)자격을 까다롭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수를 조절한다. 운이 나쁜 날이 계속되어, 꼭 듣고 싶었던 두 개의 강의에서 추첨에 떨어지고 말았다. 더글러스 오마일리를 만난 것은 「미국 대통령제」라는 강의실 입구에서였다.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탓인지, 강의실은 입추의 여지없이 만원이었고 강의실 밖 복도에 수십 명의 학생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작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왜 이러지?』라고 불평을 늘어놓자, 옆에 있던 더글러스가 『그러니까 1~2학년 때 미리 유명한 강의를 다 들어두어야 해. 4학년이라고 해서 추첨에서 우선권을 주는 것도 아니니까』라고 거만하게 말했다. 4학년이라는 더글러스에게 졸업 후 무엇을 할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뜻밖에도 「기자」라는 대답이 나왔다.

『저는 지금도 하버드 크림슨(Harvard Crimson, 하버드대학의 학생신문)의 기자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돈, 권력, 명예 중 어느 하나를 추구한다면, 저는 그것을 약간 변형시켜서 영향력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이 추구하는 권력과는 좀 달라요. 제가 생각하는 언론의 역할이란 우선 감시자로서의 기능, 그리고 정책이 되었든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든 중요한 것을 집어내어 강조해주는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서 기자가 될 생각이에요』

이렇게 해서 인사를 나누게 된 더글러스와 다음날 하버드 크림슨 사무실을 구경하러 갔다. 매일 1만5000부를 찍어내는 하버드 크림슨은 규모가 작기는 해도 신문사의 구색을 완전히 갖추고 있다. 1873년 「마젠타 (The Magenta)」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1876년 「하버드 크림슨」으로 명칭을 바꾼 이 일간지는 예일대학의 「예일 데일리 뉴스 (The Yale Daily News)」 다음으로 오래된 대학 신문이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데이비드 록펠러,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바로 이 하버드 크림슨 출신이다. 요즘은 인기가 좀 떨어졌지만, 저 유명한 언론인 월터 리프먼이 세 번이나 떨어진 적이 있을 정도로 하버드 크림슨 기자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던 시절이 있었다.

의욕 넘치는 사람들이 경쟁하는 곳

하버드 크림슨은 더글러스가 대학시절 가장 많은 열정을 바친 일이었다.

『하버드에 와서 처음에는 조정 선수와 하버드 크림슨 기자로서 두 가지 활동을 다 했어요. 그러나 조정경기 시즌이 다가오자 연습량이 늘어나서 도저히 두 가지를 병행 할 수는 없게 되었지요. 둘 다 너무나 하고 싶은 일이어서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몰라요. 결국 조정을 포기하고 하버드 크림슨에서의 활동에 주력했습니다. 일주일에 30~50시간을 일했으니까, 공부한 것을 제외하면 대학시절 가장 많은 에너지를 하버드 크림슨에 쏟아 부은 거예요. 일단은 뉴욕 타임스 기자가 되는 것이 제 희망입니다. 별다른 경력 없이 뉴욕 타임스 기자가 될 수는 없으니까 그 전에 작은 신문사에 가서 경력을 쌓을 생각입니다』

더글러스는 뉴욕에서 40마일 떨어진 뉴저지 州의 대리언 고등학교 출신이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신문 편집장이었고, 토론팀 대표였으며, 육상선수였고, SAT(학력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더글러스의 아버지는 11세 때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이민왔다.

더글러스는 정치문제에 관한 글을 쓰는 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시절 나름대로 경력관리를 해왔다. 1학년 여름 방학에는 뉴저지주 하원의원의 사무실에서, 그리고 2학년 여름방학에는 현재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조셉 리버만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현실정치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기회를 가졌다. 3학년 여름방학은 지방 신문사의 기자로서 일을 배웠다. 그는 조셉 리버만을 「맨 오브 인테그리티 (a man of integrity)」로서 존경한다고 했 다. 「맨 오브 인테그리티」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완벽한 인간, 또는 성실한 인간」 을 뜻한다. 이 표현은 미국인들이 웬만해서는 아무에게나 붙여주지 않는, 대단히 아껴서 사용하는 칭찬이다. 대통령 후보나 元老(원로) 대접을 받을 정도가 되어야 한번 들어볼 법한 찬사이다.

『맨 오브 인테그리티란 존경할 만한 사람, 자기 말을 지키는 사람,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러나 더 큰 뜻을 위해 서는 자신의 이상을 잠시 접을 수도 있는 사람, 자신이 맡은 바 일이 요구하는 것 이상을 해내는 인간,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을 의미하지요』

그는 좋은 학생과 훌륭한 교수들이 만들어 내는 공동체야말로 하버드 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장점만은 아니다.

『하버드는 야심이 있고, 항상 무언가 해보겠다는 의욕에 넘친 학생들이 서로 경쟁하는 곳이에요. 그래서 서로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제가 하버드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불만이기도 하지요. 의욕이 너무 넘치다보니, 다들 정신없이 바쁘고 언제나 무엇엔 가 집중하고 있어요. 자신의 일에 그토록 골몰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신경을 쓰는 것 같지 않아요. 그래서 친구들 사이의 유대가 약하고, 결국 하버드야말로 정말 외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학을 전공하는 더글러스는 아버지의 고향인 아일랜드에 관심이 커서 1920년대 초반 아일랜드 평화협상에 관한 졸업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더글러스가 애정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약 80쪽 분량의 졸업 논문은 하버드에서 보낸 대학시절을 결산하는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디자이너가 꿈인 한국 출신 학생

하버드의 옌칭 연구소 앞을 지나가다가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있던 자넷 김(김성희)과 마주치게 되었다. 마침 한국 출신 학생을 한 명 만나려던 참이라, 자넷이 中級(중급) 한국어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 기다려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자넷은 뉴욕 출신의 신입생이다. 자넷의 부모는 1980년 미국으로 이민왔고, 다음해 자넷이 태어났다. 자넷 역시 다른 하버드생들과 마찬가지로 다채로운 경력을 자랑한다.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장이었고, 일곱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으며, 수영, 테니스, 육상 등 스포츠에 능하고, SAT에서 1560 점(수학 800, 어학 760)을 받았다. PSAT(Preliminary Scholastic Aptitude Test, 일종의 예비 SAT. 각州별로 성적우수자 50명에게 2000달러의 장학금을 준다)에서 만점을 받아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경제학을 전공할 계획인 자넷은 사실은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한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꼭 하버드에 가야겠다는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느 대학이 되었든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를 한 거지요.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 지금도 하버드 래드클리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지만 , 주변에 잘 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바이올린이 제 경력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미술에는 재능이 있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제대로 개발해볼 기회가 없었어요. 이제 대학에 왔으니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야지요. 일단은 경제학을 공부할 생각입니다. 패션 디자이너가 된다 해도 경제학은 도움이 될 테고, 만일의 경우 디자이너가 되지 않는다 해도 다른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우선 여름 방학 동안 관련 분야에서 인턴을 해보고 나에게 적당한 일인가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고 거기에 맞는 계획을 짜 나갈 생각입니다』 하버드의 학부생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 1학년은 본 캠퍼스 가까이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2학년이 되면 「하우스」라고 불리는 기숙사로 옮겨가 4학년까지 그 곳에서 생활한다. 영국의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의 칼리지를 본따 만든 이 하우스는 기숙사 건물과 정원이 한 울타리 안에 싸여 있는 각각 독립된 기숙사로서, 현재 13개의 하우스가 있다. 각각의 하우스는 300~350명의 학생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룬다. 캠퍼스 안의 강의실이 공식적인 학교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하우스는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서 배우는 非공식적인 배움의 場이다.

『저는 특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하버드는 뷔페식당과 같다. 일단 식당 문을 들어서면 마음껏 식사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무엇이나 원하는 대로 골라먹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먹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1학년 때부터 어떻게 영양가있고 맛있는 음식을 골고루 적당하게 먹을 것인지 주의 깊게 계획을 짜지 않으면 안된다.

1000개가 넘는 강의가 있고 100가지 이상의 과외활동 리스트가 있다. 단순한 고등학교 생활에서 갑작스레 다양한 기회와 선택에 직면한 1학년 학생들은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마치 인큐베이터처럼 1학년 학생들을 강의실에서 가장 가까운 기숙사에 모아두고 같이 강의를 듣고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어 학생들이 무리 없이 대학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1 학년 末(말)이 되면 전공과목을 정하고, 2학년부터 들어가게 될 하우스를 정한다. 학교측에서는 친한 친구들 몇 명이 같은 하우스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자넷은 선배들로부터 1학년이 명심해야 할 몇 가지 충고를 들었다. 첫째 너무 많은 종류의 과외활동에 참가하지 말 것. 시간관리가 어렵고 생활의 초점이 흐려진다. 둘째 적어도 1학년 첫 학기 동안은 특별한 異性(이성)친구를 사귀지 말 것. 그러다가 헤어지고 나면 아는 친구들이 거의 없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셋째 교과서는 헌책을 구입하고, 효율적으로 책 읽는 방법을 읽힐 것, 넷째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한 노력할 것. 1학년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자넷은 경제학과 글쓰기,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책을 읽고 과제물을 해내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드는가를 알아내서 시간관리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일단 공부에 필요한 시간의 견적(?)이 나와야 다른 활동들을 거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 학생들의 특징이라면 의욕이 넘친다는 거예요. 여러 분야의 일에 스스로 나서서 봉사를 하겠다는 친구들을 많이 봅니다. 사실 그거 안 해도 그만이에요. 그런데 굳이 자기 시간을 내가며 그런 일을 하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자연스럽게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올해 하버드에는 1만8000명이 지원해서 그중 2000명만 입학허가를 받았어요.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그 비싼 학비를 부담하며 이 학교에 보내주신 것, 하느님께서 제가 이 학교에 가도록 해주신 것,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고 뜻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혜를 받은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거야 하버드 졸업장 때문이지요』

역시 신입생인 티모시 위클랜드는 버몬트州 출신이다. 걷는 것은 춤추는 듯하고, 말하는 것은 노래하는 듯한 티모시는 발랄하고 경쾌하다. 왜 하버드를 택했느냐는 질문에 『그거야 하버드 졸업장 때문이지요. 대학원에 진학할 때나 직장을 구할 때 하버드 졸업장만큼 가치 있는 게 어디 있겠어요』 라고 말했다. 티모시는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15년 만에 처음 나온 하버드생이다.

『하버드가 대도시 보스턴과 가깝다는 것도 중요한 고려사항 중의 하나였어요. 프린스턴이나 예일도 좋은 학교지만, 주변 환경이 좀 지루할 거 같았어요. 저는 지루한 것은 잘 참지 못하거든요. 버몬트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학교생활이 너무 지겨워서 프랑스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일년 동안 있다 왔어요. 물론 하버드에는 각 분야 최고의 교수들이 있다는 것 또한 제가 하버드에 오고 싶었던 이유지요』

이미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아랍어까지 할 줄 아는 티모시는 그것도 모자라서 이번 학기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외에는 사진학과 수학, 사회학 과목을 듣고 있다. 티모시는 의욕이 넘치고 관심사가 다방면으로 흩어져 있어서 솟아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즈음 무엇을 하고 지내느냐는 질문에 티모시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에 네 시간 공부하고, 여섯 시간은 잠을 자요. 그 외에는 댄스 팀에서 춤 연습을 하고, 연극 연습을 합니다. 피아노를 치고, 노래도 부르고, 색소폰 연주도 하고, 도서관에서 시간제로 일도 해요. 많은 미국인들은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지요. 저도 그래요. 게다가 저는 순간순간 잘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 친구들 중에는 이제 하버드에 들어왔으니 그것으로 됐지 않은가, 잘난 척하지 말고 느긋하게 지내자고 하는 「고상한」 부류들도 있지만, 저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요. 매 순간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요. 덕분에 너무 바쁘긴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티모시의 부모는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부담한다. 그러나 티모시는 시간제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식당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벌었어요. 부모님께서는 제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이며, 돈을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일찍 깨닫기를 바라셨어요. 그래야 제가 앞으로 규모있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거예요. 돈에 관해서는 부모님과 無言(무언)의 약속이 있습니다. 제가 필요로 하는 것은 부모님이 대주십니다.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갖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제가 벌어서 삽니다. 예를 들어 운동화가 한 켤레밖에 없는데 낡아서 새로 사야 할 때는 필요한 거니까 부모님이 사주시고, 필요하지도 않은데 맘에 들어서 여분의 신발을 하나 더 사게 되면 그건 불필요한 거니까 제가 번 돈으로 사는 식으로요』

도대체 졸업하고 무엇을 할 생각이냐고 물었더니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건축가, 인권 운동가, 생물학자 세 가지를 읊어댔다. 그리고는 하고싶은 게 너무 많아서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무엇을 하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사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요컨대 누구라도 그 자리에 앉기만 하면 똑같은 일을 해낼 수 있는 그런 일은 사양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쿠바 출신 게이

에디를 만난 것은 티모시와 인터뷰를 하고 있을 때였다. 티모시가 『여기 하버드에서는 친구들과 언제나 수준높고 지성적인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라고 했을 때 우연히 옆에 앉아 있던 에디가 가소로워 못 견디겠다는 표정으로 끼어 들었다.

『그래? 도대체 너희들이 무슨 지성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에두아르도 애드리언 프리골라」라는 긴 이름을 가진 에디는 쿠바인이다. 다음달이면 미국 시민권을 받게 되지만, 아직까지는 법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쿠바 사람이다. 에디의 아버지는 스페인, 어머니는 포르투갈 출신으로서 쿠바에서 살다가 에디가 일곱 살 때 미국으로 이민왔다. 에디는 캘리포니아 남부의 토렌스라는 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저는 여기 하버드의 전형적인 학생들과는 좀 달라요. 학점 벌레도 아니고, 명예를 얻는 일에도 남에게 인정받는 일에도 별로 관심이 없고, 학생회 일을 한다든지 하는 「정치적인 일」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하버드에서는 드물게 야망이 없는 조용한 생활을 해왔다고 할 수 있지요』 마치 그는 「나는 하버드의 嫡子(적자)가 아니랍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에디는 확실히 소수집단에 속한다. 그는 쿠바인이며, 가톨릭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게이(동성연애자)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제가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을 오랫동안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끊임없이 「나는 여자아이들을 좋아한다」고 자기 암시를 했지만 소용없었어요. 밤에 잠이 들 때면, 「내일 아침에는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가 되어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잠이 들었지만, 깨어보면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그 긴 절망의 시간들을 지나면서 저는 더 이상 신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無神論者(무신론자)지요. 제가 남과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고민하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공부에만 힘을 쏟았어요. 파티에도 가지 않았고, 친구들과 몰려다니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혼자 있게되면 비디오게임을 했어요. 아직도 영어를 잘 못해서 곤란을 겪는 부모님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어요. 아마 미국 사회에서 하층에 속하는 경제수준일 겁니다. 어릴 때 좋은 옷을 사 입는다든지 그런 것은 생각도 못했고, 그저 1년에 서너 개의 새 게임 팩을 살 수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행복했어요』

에디는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갈등하면서 공부에만 전념한 결과 출신고등학교가 생긴 이래 최초의 하버드생이 되었다. 그러나 에디 자신이 하버드생이 되기 전까지 단 한번도 「하버드생」을 본 일이 없었다. 입학 초기에는 다른 하버드생들이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인간이 아닐까 하는 불안을 느끼곤 했다 .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다들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3년의 대학 생활은 그를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변화시켰다.

『제게 하버드는 인간적으로 성숙하는 장이었고, 많은 일들을 이전까지와는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 곳입니다. 제 자신이 누구인지도 더 잘 알게 되었지요. 지난 3년 동안, 주변에 우수한 학생들을 수없이 보면서 그 이전의 저 자신을 완전히 허물고 그 위에 새 건물을 지었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전처럼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하는 것은 4학년이 된 지금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 한 가지는 확실하게 깨달았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 수학과 물리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제가 그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어요. 그런 데 하버드에 와보니, 제 수준으로 수학과 물리를 하는 학생은 널렸더군요. 그것은 나만 갖고 있는 남다른 재능이 아니었어요. 친구들 중에는 어떤 개념을 보는 순간, 아무런 노력도 없이 그냥 이해해버리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재능을 가진 경우도 많아요. 그런 친구들을 바로 옆에 두고서 어떻게 제가 수학과 물리에 재능이 있다는 착각을 하겠습니까. 자기가 속한 작은 사회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한다고 하는 것이 자기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에디는 즐겁게 공부했다. 프랑스어와 일본어가 재미있었다. 어린 시절 닌텐도라는 일본 비디오 게임을 하도 많이해서 일본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덕에 「동아시아 지역 연구」가 전공이 되었다. 에디는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型이다. 한 주만 공부가 밀리면 「제 발로 지옥에 걸어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꾸준히 공부해왔다. 원하는 것만 할 수 있다면, 언어에 관한 공부를 계속하겠지만, 그에게는 갚아야 할 빚이 있다.

『학교에서 장학금도 받았고, 시간제로 일도 했지만, 부족한 부분은 대출을 받았습니다. 더 많은 시간 일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대학 시절을 돈 버는 일로 보내기는 싫어서 대출을 받았지요. 그 돈을 갚으려면 아마 투자은행 같은데 취직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몇 년 일해서 돈을 갚고, 그 다음에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테니까요』

취직을 할까 고민을 시작하니 새삼 하버드 생이라는 점이 도움이 되더라고 했다.

『하버드생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주니 그건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명문대 출신이라고 하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은 겁니다.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대에 맞춰 살아가야 한다는 부담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좋은 친구 몇 명과 클래식 음악만 있으면 좋은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돈 때문에 불편하지 않은 정도로만 돈을 벌면 될 거 같아요』

동아시아 역사를 전공하는 한국系 조이스는

4학년이 되면서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단은 컨설팅 회사를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확신은 없다. 하버드에 입학할 때는 의과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었다. 의과 대학원에 가기 위해서는 학부 시절 필요한 과목들을 차근차근 이수하고 학점관리를 잘 해야 한다. 생물학, 수학, 유기화학, 일반화학, 물리학을 각각 두 학기씩 이수해야 하는 「프리 메드(Pre Med)」가 의대 진학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조이스는 자연과학 분야에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여기 정말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누가 풀 수 있지?」라는 식으로 경쟁하는 자연과학 분야보다는 여러 가지 방법과 대안을 생각해볼 수 있는 역사공부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그리스의 영웅들」이라는 강의를 들을 때는 모든 의견에 偏見(편견) 없이 귀기울여주는 교수의 태도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교수의 열의와 기쁨은 학생들에게 전염되고, 그것이 바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倍加(배가)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한국역사에 관한 강의는 한국인인 조이스의 흥미를 가장 자극하는 분야였고, 결국 동아시아 역사를 전공으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이스는 아직도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교에 좀 더 남아서 의대 진학에 필요한 과정을 마무리할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제가 이렇게 망설이고 있으니까 부모님께서 걱정을 하세요. 제가 야심이나 목표를 잃어버린게 아닐까 우려하시는 거지요. 불확실한 것은 나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확실한 것을 알기 위해서 좀 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왜 서둘러야 하는지 스스로를 먼저 설득할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으면 미국 친구들은 「무조건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미국 학생들과는 조금 달라요. 이왕이면 저희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실 만한 일을 하고 싶어요』

이민 2세들의 공통점

하버드에는 많은 기회와 선택의 길이 열려 있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할지 대신 선택해주지는 않는다.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면서 「자, 여기 좋은 일이 있는데 해보지 않을래?」라고 말해주지는 않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에 왔을 때 여기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동네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주변에 아무리 잘난 척하고 설치는 아이들이 있어도,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여유를 잃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수업이 시작되니, 하도 경쟁이 심해서 늘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워낙 다양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서 늘 나는 최고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어쩌면 나는 너무나 보통의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이곳에서 기회를 찾고, 열심히 공부하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자신감을 다져 나갔습니다. 하버드생이니까 웬만한 일은 다 할 수 있을 거라고들 하지요. 그럴지도 몰라요. 그러나 무엇이나 할 수 있다고 아무거나 할 수는 없어요. 자기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조이스는 하버드 한국학생회 회장이다. 이 모임은 10여 명을 주축으로 움직이는데, 약 50명 정도의 학생들이 나올 때도 있다.

『하버드의 한국 학생들은 마음이 급한 것 같아요. 세상에는 늦게 꽃피는 재능을 가진 사람도 있고,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탐험하는 여유도 필요한데, 그런 여유가 없는 것처럼 보여요. 뭔가 다른 생각을 해보기 위해 1년을 쉰다든지 하는 것은 전혀 고려의 대상에 들어가지 않지요. 주위로부터 「너는 하버드생이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것을 단기간에 성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압박을 늘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것은 한국 이민 2세들 특유의 부담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무엇을 하시든 자녀교육을 위해 애써온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하루 빨리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성과를 이뤄서 돈 많이 벌고 안정된 삶을 이루려는 것이지요. 하버드의 한국 학생들은 한국어를 잘 못하는 편이에요. 다른 대학의 한국 학생들은, 한국학생들끼리 만나면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 게 더 편하거든요. 아마 자녀들을 미국 주류 사회에 보내기 위해 한국의 부모들이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싶어요』

왜」보다 「어떻게」를 배운다

여기서 새삼 하버드생들의 우수함을 강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들도 알고 보면 「뭔가 재미있는 일 없을까」라고 놀거리를 찾는 평범한 스무 살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하면서, 다들 의욕과잉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여섯 명의 학생들은 긍정적인 의미에서든 부정적인 의미에서든 「야망, 열정, 경쟁, 성공, 기회, 선택」과 같은 표현들을 자주 썼다. 하버드가 원하는 「의욕과 열정이 넘치는 학생」이란 바로 이런 학생들인지도 모른다. 흔히 프랑스와 독일의 교육은 「왜 사는가 」를 가르치고, 英美권의 교육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가르친다고 한다. 첫 번째로 인터뷰했던 알렉산드라는 『미국인이란, 생각하는 법을 배우며, 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어떤 상황이든 잘 다룰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고, 기회를 이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확실히 미국인은 「어떻게」의 인간들이다. 미국 문화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이것은 과정만 보고 결과를 무시한다는 뜻이 아니라 「어떻게」라고 하는 과정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면 결과는 보장된다는 강력한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어떻게」의 各論으로 들어가면 미국식 대학교육은 대단한 경쟁력을 발휘한다. 한국 과 미국의 대학교육을 다 받아본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식 교육이 갖고 있는 내용의 탁월함보다는 공부를 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우수성에 더 감동 받는다.

한 학기 내내 같은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은 교수에게나 학생에게나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이다. 4년으로 길어지면 그 과정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 한 개인의 성실함이나 열정만 가지고는 달성할 수 없는 일이다. 탁월한 품질이나 우수함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그 뒤에는 우수하게 만들겠다는 의식적인 목표설정 과정이 있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성실한 노력이 있으며, 이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현명하게 방향을 재조정하고 효율적인 실천방안을 개발하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하버드의 아이들은 열여덟, 열아홉의 나이에 부모를 떠나 경쟁자이자 친구인 또래 집단의 세계로 들어간다.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이라는 하버드에서, 국제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기라성 같은 교수들 밑에서, 저마다 깜짝 놀랄 만한 재능을 적어도 하나씩은 숨기고 있다는 동기생들과 경쟁하고, 생활하면서 서로 영향을 끼치며 자신을 만들어간다. 하버드 神話(신화)는 하버드 밖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하버드 안에서는 힘을 못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경쟁은 남과 하지만 승패는 자기관리에서 난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는다. 조이스는 『하버드 아이들은 자기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대단히 인색하다. 아무 조건없이 시간을 남에게 내주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다들 인간관계보다는 공부를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경영 분야라는 「자기 경영」을 시작하는 것이다.

인터뷰한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하버드에는 엄청난 기회와 가능성과 자원이 있지만,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점이었다.

이런 인식을 통해 하버드의 아이들은 자기 내부에서 끊임없이 동기유발을 해낼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한다. 스스로 비전을 만들지 못하면 남의 비전에 同乘(동승)하는 수밖에 없고 그것은 결국 남을 따라하는 일에 불과하며, 그렇게 되면 성공할 수도, 행복해질 수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인간은 추상적인 사고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식을 보면서 비로소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을 걱정한다』고 했다. 하버드의 아이들을 보면서 한국의 20대를 생각했다. 그리고 세계화의 이름 아래 벌어질 치열한 경쟁의 세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월간 조선 2000. 11월호 강인선)

If you don't have a competitive advantage, don't compete. - Jack Welch -

Posted by n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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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기개발2008. 5. 8. 12:37

하악하악

처음 제목만 보고는 그냥 재미 있는 책으로 생각했는데...
내용은 짧지만 정말 의미 심장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

정말 산전,수전,공중전까지 다 겪은 고수의 가르침을 듣는듯한 느낌..

모든 글이 의미 있지만 몇가지 추려보면.


p15
세상을 살다보면 이따금 견해와 주장이 자신과과 다른 사람들을 '다른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고, '틀린사람'으로 단정해 버리는 정신적 미숙아들이 있다. 그들은 대개 자신이 '틀린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자기는 언제나 '옳은사람'이라고만 생각한다. 성공할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한 사람이다.


p157
아마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재능을 승부의 관건으로 생각하는 수준에 머물러있지만 프로는 관객에 대한 사랑을 승부의 관건으로 생각하는 경지에 도다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도 아마도 관객의 눈을 속이지는 못한나는 것이다.


p.153
한 가지 일에 평생을 건 사람에게는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격언이 무의미하다. 그에게는 오늘이나 내일이 따로 없고 다만 "언제나"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p.164
자존심에 대못 박기
자신의 실력이 메이저 선수와 동급이라고 생각하는 마이너 선수는, 그러한 자만심을 버리지 않는 한 메이저 선수로 승격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어떤 문학그룹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기량을 가진 작가 지망생들이, 정통한 관문을 거쳐 데뷔하지 못하는 이유는, 심사위원들의 눈이 멀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만심에 자신의 눈이 멀어 문학의 진정성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고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는 처지라면
그대의 인생길은 당연히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수많은 장애물을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려워 하지 말라
하나의 장애물은 하나의 경험이며
하나의 경험은 하나의 지혜다
명심하라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진정으로 슬프냐
물방개가 다슬기에게 말했다
한평생 집없이 떠도는 자의 슬픔을
한평생 단독주택에서 평온하게 살아가는 다슬기 따위가 알 턱이 없지
그러자 다슬기가 물방개에게 말했다
한평생 집을 짊어지고 땅바닥을 기어다녀야 하는 자의 비애를
하늘을 날아 다닐 수 있는 물방개 따위가 헤아릴 턱이 없지

(자기보다 더 아픈 자의 고통을 헤아려 본적이 없는 자의 하소연은
대부분 엄살이거나 허영일 가능성이 높다)
 
 
 
 
 
인생역전의 비밀
물질에 천착하는 인간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보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중시하는 성향이 있지만
알고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것들을 지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 한 가지만 알아도 성품이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진다
이 말 속에
인생역전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중요한 것은 반복한다
나는 인생살이나 행복추구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책을 낼 때마다 반복해서 언급한다
독자들이 식상해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식상해 하는 사람치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저 머릿속에 소장하고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왜 내 글 속에서 반복되는 것들은
그토록 문제시하면서

새로운 것들은 감지조차 못하는지 묻고 싶다

때로는 자기 안목에 대한 지나친 신뢰가 자기를
청맹과니로 만들어 버렸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정도는
한번쯤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나는 실패의 천재
사흘 전부터 자작시 '우계'에 곡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새로 출간된 시집 '그대 이름 내가슴에 숨 쉴 때까지'에도 수록되어 있는 시다
지독하게 외롭던 시절에 쓰여진 시라 약간의 애조와 비탄을 가미하고 싶었다

그런데 작업중에 손님들이 여러 분 오셨다
하지만 시간을 많이 할애해 드릴 수가 없었다
이해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서운해 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작업중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잠시 손님들을 만나 차를 마시면서 한담을 나누었는데
그 사이에 작업 리듬이 끊어져 버렸다

손님들이 가시고 만들던 곡을 다시 들어 보니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틀밤을 꼬박 새워서 작업했는데 어쩔 수가 없다
분하지만 모조리 지워 버렸다

조금이라도 미련을 가지면 계속 만지작거리게 되고 결국 시간만 소비한 채
못 마땅한 결과물만 남게 된다
실패작에 대해서는 일절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

모조리 지우고 나서 허탈한 기분으로 담배를 빨아 대다가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실패했다고 중단하면 안 된다

나는 실패하면 포기하지 않고 성공할 때까지 분발하는 특질을 가지고 있다

다시 밤을 꼬박 새우고 새로운 곡을 완성했다
60년대식 뽕짝 풍을 의도해서 만들었다
왜 하필이면 뽕짝이냐
뽕짝에도 애환과 진실이 있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이번에는 그런대로 괜찮다는 느낌이다
며칠을 컴 앞에만 앉아 있었더니 젠장, 허리가 잘 펴지지 않는다
하지만 노래가 한곡 만들어졌으니 이 정도는 감수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무엇이든지 공짜로 얻으려는 심보는 일종의 죄악이다


Posted by n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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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기개발2008. 2. 18. 19:13

내 인생에서 놓쳐선 안 될 1% 행운


감동의 눈물과 웃음으로 용기와 힘을 북돋우는 따뜻한 성공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행운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네스북에 오른 베스트셀러 ‘영혼을 위한 닭고기수프’ 시리즈로 전세계 1억 명의 인생을 바꾼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이 함께 엮은 이 책은 1% 행운을 통해 운명의 하루를 만난 백만장자들의 가슴 뭉클하고 값진 체험들이 따스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 이 책의 역자이자 <고도원의 아침편지> 주인장인 고도원의 말처럼 42명의 백만장자가 좌절, 두려움, 시련을 극복하고 희망을 얻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풍부한 영감, 누구든 삶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소중한 지혜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 한마디로 말해 딱딱한 원칙이 아니라 따뜻한 이야기로 전하는 잭 캔필드식의 가슴 울컥한 감동과 힘들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열정을 주는 희망 프로젝트!

1% 행운은 마음과 지갑을 채워주는 복리이다!
‘1% 행운’은 눈먼 장님이 아니라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은 영원히 맛 볼 수 없다. 누구나 운기칠삼을 말하고 행운은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 것으로 끌어당기지 못했던 행운! 평범했던 주부에서 친환경 비누 사업가로, 가난한 소년에서 20대 백만장자로, 마비된 몸을 딛고 와인바 사업가로 변신한 사람, 그들은 모두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놓치지 않았고 부와 행복을 거머쥐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1% 행운은 ‘마음과 지갑을 채워주는 복리’와도 같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노력이 언젠가는 나의 커다란 성공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실패를 경험했지만 다시 삶의 원동력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책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마크 빅터 한센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등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the Soul) 시리즈의 베스트셀러를 함께 펴낸 저자이다.
열려진 가능성, 따뜻한 마음, 영혼의 기쁨, 행복한 삶을 주제로 한 이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 190주 연속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세계 41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부 이상 판매되었다. 이 책의 원제는 ‘창업가를 위한 영혼의 닭고기 수프’로 평범한 이들에게 주는 운명의 전환점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쩌면 당신이 오늘 만나게 될 1% 행운을 통해, 당신이 누군가에게 전해줄 1% 행운을 통해 더많은 이들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아이디어와 의지 그리고 용기를 선사해줄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카운슬러이자 저술가이며 세미나 강사들이다. 평생을 인간의 가능성 개발과 행복한 삶을 위한 동기부여에 힘써 왔다. 정기적으로 굿모닝 아메리카, 20/20, NBC 나이트뉴스 등의 텔레비전 프로에 출연하고 있으며, 매년 1백여 곳이 넘는 단체에서 강연하고 있다. 그들의 강연을 정기적으로 듣는 회사는 미국 경영자 협회, AT&T 전기회사, 캠벨 수프, 도미노 피자, G.E, 존슨 앤 존슨, 선키스트, 버진 레코드사등 유명 회사들이다. 이들이 여러 권의 시리즈로 펴낸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장기간 올라 있는 책으로 미국에서만 2천6백만 부, 세계적으로는 150개국, 38개국 언어로 출간되어 4천만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이 시리즈로 인해 '밀리언셀러'를 뛰어넘는 '메가셀러megaseller'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인터파크 제공]
Posted by n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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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기개발2007. 11. 28. 00:46

원점에서다 - Back to the Basics

원점에 서다.
무엇이든 일단 부정해 봄으로써 철저히 근본까지 파헤쳐보자는 것이다. 즉, 기존에는 아무 의심없이 관행처럼 따르고 있던 일들에 대해서도 '이 일을 안하면 회사가 망하는가?', '이 일을 안 하면 어떤 피해가 있는가', '이일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을 원점에서부터 따지고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다.
 
개인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행동한다면 탁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가 있다 각자의 자리를 다시 한 번돌아보라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 하지 않아되되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해야만하는 일을 등한시 하고 있지는 않은가? 기본으로 돌아가서 목적을 생각하라는 말이 비단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자리에서 목적의식을 갖고 일을 한다면 사회의 불필요한 비용은 자츰 줄어들게 될 것이다.
 
17
잊혀진 목적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우리가 하는 모든일을 떠올려보자. 목적없이 이뤄지는 일이 하나라도 있을까? 하지만 우리들은 그 사실을 분명히 이식하고 생동하지 못한다. 아무생각없이 습과적으로 움직이며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이 일을 도대체 왜 하는지, 이것이 왜 필요한지, 다시 말해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해보도록 하자. 단지 일의 목적을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일과 삶 전체가 엄청나게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
 
47
그릇된 목적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일을 진행한다해도 문제가 끈나는 건 아니다. 목적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배가 산으로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목적을 올바르게 설정하기 위해서는 하고자하는 일을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 눈을 가리는 현실의 여러가지 장막을 거둬 내고 본질을 꿰뚤어라. 근복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상기하라 주변 환경과 상황에 따라 융동성을 발휘하면서도 최종 목적을 당ㄹ성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일을 행하는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87
필요없는 목적
필요하지도 않은 일에 신경을 쏟을 만큰 한가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혹시 규율과 원리원칙, 그것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고지식함의 포로가 된것은 아닐까? 우리를 옭아맨 사슬이 강하면 강할수록 필요없는 목적은 더욱 늘어만 간다. 중요한건 생명력 없는 서류양깃을 꼼꼼히 매우는 일이 아니다. 시퍼렇게 살아 움직이는 현실 속에서 본질적인 목적을 향해 곧바로 육박해 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모든 업무는 진전 필요한 업무인지 다시금 돌아보도록 하라.
 
179
목적형 인간
뿌리까직 썩은 나무는 가지 몇개를 잘라내도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이아ㅗ 마찬가지로 원래의 목적을 잊고 지금 하는 방식의 개선에만 골몰한다고 해서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목적의 중요성을 알았다 하더라도 어쩌다 한두 번 생각하는 식으로는 부족하다. 하루하루 매 순간 숨은 진두를 캐내듯 원래의 목적을 예리하게 떠 올리며 전력투구하라. 일상생활속에 자연스럼게 목저의식이 뿌리내린 '목적형 인간'으로 진화하는 길마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삼성은 왜 이 책을 필수교재로 삼았나?
모두가 창조와 혁신을 이야기하며 남다르게 일하기를 장려했을 때 삼성에서는 오히려 이 책을 내세우며 ‘Back to the basics’, 즉, 기본에 충실하기를 당부했다. 창조와 혁신도 기본이 갖추어져 있는 상태여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삼성에서 세 번이나 사내 출간하고 사원들의 필독서로 지정했던 『원점에 서다』는 모든 창조경영의 핵심이 바로 목적 지향적 사고에 있다고 강조한다. 원점으로 돌아가 일의 진정한 목적을 살펴보는 데서 시작해야 비로소 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의 경영 컨설팅을 담당한 바 있는 JEMCO사의 회장인 저자는 일의 원점, 즉, 근본 목적을 망각한 사례를 들며 목적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비용만 낭비하는 기업 행태를 바꿔보고 싶은가? 매일 하던 일만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무기력한 인간에서 벗어나고 싶은가? CEO에서 말단사원까지 원점으로 돌아가 목적에 집중하라!

자가용 주차를 위해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 출퇴근이 힘들어 차를 뽑은 샐러리맨이 있다. 차가 나온 날, 기뻐하며 차를 끌고 회사에 갔지만 주차장은 이미 꽉 차있었다. 그 다음날, 그는 꼭두새벽에 차를 몰아 회사 근처 주차 공간 확보에 성공했다. 그러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회사는 닫혀 있었다. 결국 그는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서 밥을 먹은 후 다시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다.
너무 어이가 없어 실소가 터지는 이 일화는『원점에 서다』 가장 첫머리에 목적을 잊은 대표적 사례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 샐러리맨이 어리석다고 비웃기는 아직 이르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을 돌이켜보면 이 샐러리맨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보고서 작성 때문에 열을 올리고, 결재서류에 도장 한번 받으려고 기를 쓰며 상사들을 따라다닌다. 물론 변명할 거리는 많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 지금껏 그렇게 해왔으니까.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자. ‘관리’라는 것의 진정한 목적은문서 폼에 맞추어 완벽한 문서를 작성하는 것에 있지 않다. 관리의 근본 목적은 리스크를 최소로 줄이고 이익은 최대로 늘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고서 작성에 목을 매고 여러개의 도장을 받으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자신의 주된 업무를 등한시하는 순간, 기업에는 이미 손실이 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일본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저자는 다년간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이 ‘목적의식’에 있음을 깨닫고 이 책 『원점에 서다』를 펴냈다. 획기적인 변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점으로 돌아가 목적을 확인해야한다는 그의 주장은 당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던 일본인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일본의 기업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쉽고도 재미있게 엮인 실화는 술술 읽힐 정도로 소화하기 쉬우나, 사물을 바라보는 근본 시각을 바꾸어 놓을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목적의식이 분명하지 않아 경영상 손실을 입은 기업의 사례를 잊혀진 목적, 그릇된 목적, 필요 없는 목적, 지나친 목적, 부족한 목적 등, 다섯 가지로 나누어 정리했다. 직접 경영 현장에서 실무에 관련된 컨설팅을 해왔기에 책의 내용도 실제 업무와 밀착되어있어, 기업에서 바로 응용하여 적용 가능할 정도다. 물론 개인 또한 자신의 업무 내용과 일상생활을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10년 뒤에도 살아남을 기업은 목적의식이 다르다
얼마 전 발표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한국위기론’에 온 나라가 떠들썩해졌다. 글로벌 경쟁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혁신 의지도 거세진 것이다. 그러나 ‘혁신’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근본까지 파헤치려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원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목적을 파악한 후, 만약 필요 없는 일이라면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또, 목적에 맞지 않는 일이면 목적에 맞추어 업무를 재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경영의 기본이요, 혁신의 기본이다. 목적을 분명히 알고 시작하는 기업과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되는대로 운영하는 기업의 10년 후는 분명히 다르다. 목적 없이 부유하는 기업이라면 그 크기와 관련 없이 무한경쟁 시대를 버텨내지 못하고 퇴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CEO를 꿈꾸는 그대, 목적형 인재로 진화하라!
기업에서 가장 원하는 인재는 끊임없이 목적을 재확인해 가면서 행동하는 목적형 인재다. 아무리 많은 수익을 내는 사원이라 할지라도 현대의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인 ‘지속 가능한 개발’과는 어긋나는 형태로 수익을 창출한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를 ‘인재’로 볼 수 없지 않겠는가.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모든 업무를 목적 지향적으로 재편성하고 끊임없이 목적을 업그레이드하는 인재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목적형 인재가 되려면 사고방식이라든가 행동, 업무를 개혁하며 다시 한 번 원점으로 되돌아가서 사물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원래의 목적을 잊고 지금 하는 방식의 개선에만 골몰한다고 해서 현실의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목적의 중요성을 알았더라도 어쩌다 한두 번 생각하는 식으로는 부족하다. 하루하루, 매 순간순간마다 원래의 목적을 떠올리며 생활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린 ‘목적형 인간’으로 진화하라! 그 길만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인터파크 제공]
 
 
 
 
 

원점에 서다』부분 발췌문

1. 잊혀진 목적

샐러리맨과 주차

주차를 위해 지하철을 타다

다음과 같은 우스갯소리가 있다. 어떤 샐러리맨이 꿈에서도 바라던 차를 사기 위해 매달 꼬박꼬박 저금을 하여 마침내 소망하던 승용차를 샀다. 이제 그는 날마다 새 차를 몰고 회사에 출근하는 일이 이만저만 기쁜 게 아니었다. 매일 교통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서 몇시에 집에서 나서야 도심에 있는 회사에 지각하지 않고 출근할 수 있는지 치밀하게 계획을 짠 후 차를 몰고 나섰다.

그런데 그 샐러리맨은 언제나 회사에 지각을 하게 되었다. 회사 근처에 와서 주차할 자리를 찾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 근처의 주차장은 늘 꽉 차 있어서 할 수 없이 엉뚱한 곳에 차를 주차시켜 놓고 회사까지 5분, 때로는 10분이나 걸어서 출근하는 일이 잦았다.

딱하게 된 그는 여러모로 궁리도 해보고 고민도 하던 끝에 한가지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 여느 때보다 훨씬 일찍 나와서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면 될 거야.’

이튿날 그는 꼭두새벽에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길이 텅 비어 신나게 차를 몰아 일찌감치 회사 근처 주차장에 도착했다. 역시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는 신이 나서 가장 좋은 자리에 차를 주차시켜 놓았다.

‘역시 서둘러 집을 나오니 제일 좋은 자리에 차를 세울 수 있게 되었군’ 하고 흐뭇해했다.

그런데 정작 그 다음이 문제였다. 아직 출근시간이 되려면 두어 시간이나 남았고 회사 문은 닫혀 있는 데다 근처의 카페 역시 문을 열려면 멀었다. 어디서 시간을 보낼 것인가? 더구나 그는 아침식사도 못 했으니 배고픈 것을 참고 길에 서 있을 수도 없지 않은가?

할 수 없이 그는 가까운 역까지 걸어가서 전철을 타고 일단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 뒤 아침을 먹고 다시 시간 맞추어 전철을 타고 회사에 출근했다.

목적을 잊은 습관적 행동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우리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이 샐러리맨은 목적이 어디 있는지, 문제의 본질을 어떤 식으로 파악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단지 우스갯소리라고 웃어넘기기엔 아주 중요한 교훈이 숨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상에서 이런 일을 흔히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세수를 하고 이를 닦는다. 이를 닦는 목적은 첫째가 충치예방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충치가 생기는 것은 주로 잠자는 동안이니까 이를 닦으려면 밤에 잠자기 전에 닦아야 할 것이다. 그러니 아침에 이를 닦고 나서 식사를 하고 그길로 출근한다면 온종일 충치가 생길 조건을 갖추어놓는 결과가 된다.

독자 중에는 이렇게 말하면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 분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본래의 목적이라든가 본질은 잊어버린 채, 단지 습관에 따라서만 행동하고 있는 사람도 많고, 앞서 말한 우스갯거리가 될 행동을 일삼고 있는 경우도 흔히 있다.

이 장에서는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기 전에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이와 비슷한 문제에 대해서 잠시 검토해보도록 하겠다.

2. 그릇된 목적

수위와 도둑

도둑을 맞이하기 위한 경비원의 정기 순찰

자승자박. 즉 자기가 꼰 새끼줄로 자기 자신을 묶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사례가 기업에는 많이 있다. 다음은 어떤 회사에서 필자가 실제로 겪었던 일인데 목적을 착각한 대표적인 사례이기에 소개한다.

그때 마침 의뢰받은 회사의 컨설팅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이라 최종보고와 강평에 필요한 자료들을 정리 하느라 필자는 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어느덧 10시가 되자 순찰차 들렀던 수위가 인사를 했다.

“선생님, 늦게까지 수고가 많으시군요.”

“예, 감사합니다. 그런데 매일 밤늦게 순찰하시니 고되시겠네요.”

“아니 뭘요. 이젠 몸에 뱄답니다. 오늘은 야근 담당인데 밤중에 두 번만 돌면 되지요. 이 방에는 밤 10시와 새벽 2시에 들르게 되어 있어요.”

요즘에는 어느 기업이건 수위들이 순찰용 시계를 들고 구내순찰을 돌게 되어 있다. 미리 정해진 코스를 지정 시간대로 맞춰 순찰을 하면서 순찰함에 시간 기록을 남긴다.

만약 지정 시간에 지정 장소를 순찰하지 않으면 기록에 증거가 남기 때문에 근무태만이라 하여 문책당하게 된다. 그래서 수위들은 시계처럼 정확하게 지정 코스를 지정 시간에 맞춰 순찰하고 있다.

그런데 이래도 되는 것일까? 만약 도둑의 입장에서 본다면 수위가 지정 코스를 지정 시간에 맞춰 순찰한다는 것은 매우 편리한 일이 아닐까? 수위가 지나지 않는 곳으로 또는 수위가 지나지 않는 시간에 몰래 숨어 들어가면 절대로 들킬 리가 없으니 오히려 도둑에게 도둑질할 기회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필자는 순찰의 목적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나 해서 수위에게 물어보았다.

“야간순찰 도중에 도둑을 잡은 일이 있습니까?”

“아, 그게 바로 얼마 전에 있었지요. 오밤중에 저희 집에서 급한 일이라고 전화가 왔지 뭡니까. 그래서 제 동료가 순찰 중인 저를 찾으려고 제가 도는 코스를 뒤따라 쫓아오다가 영업부 제품창고 모퉁이에서 도둑놈과 맞닥뜨렸던 거예요. 그곳은 제가 순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었는데 말이지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한 6,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어요.”

필자의 예측은 딱 들어맞았다.

“요즘 도둑놈들은 무척이나 약아빠졌어요.”

이 수위는 도둑의 지능을 칭찬할 게 아니라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자책해야 하지 않겠는가? 필자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도대체 이 회사는 수위의 순찰목적이 규칙적인 산책을 시키는 데 있다고 보는 것일까?

3. 필요 없는 목적

수다스러운 볼트와 너트

무료한 주부를 위한 심심풀이 부업?

어떤 공장에서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공장 주변 주택가의 가정주부들을 파트타임으로 채용하여 단순작업을 맡겨놓고 있었다. 그 주부들은 한결같이 4, 5명씩 마주 앉아서 무엇이 그렇게도 재미있고 즐거운지 재잘거리면서 볼트와 너트를 집어들었다. 오른손으로 집은 볼트를 너트 구멍에 대고 돌려서 끼우고, 이것이 한 무더기가 되면 옆에 놓인 저울로 달아서 일정한 중량을 채워 비닐봉지에 담는 작업이었다.

필자는 그 작업과정을 지켜보다가 도대체 이 주부들은 어떤 목적으로 이들 볼트와 너트를 끼워맞추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었다. 물론 그들이야 개당 얼마라는 품삯을 받기 위한 돈벌이의 목적으로 할 뿐이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임금까지 주어가며 이 작업을 위탁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가전제품을 사면 고정용 부속품으로 볼트와 너트가 따라 오는 경우가 있다. 필요한 것은 4개인데 대개 한 개쯤은 여분으로 더 준다. 구매자는 이 볼트와 너트가 담긴 비닐봉지를 뜯어 볼트와 너트를 꺼내고 결합된 볼트와 너트를 다시 풀어서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최종 사용단계에서 다시 풀게 되는 것을 어째서 번거롭게 끼워맞춰서 주는 것일까?

볼트와 너트가 잘 맞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것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요즘은 볼트와 너트의 정밀도가 굉장히 높아서 1만 개에 한두 개의 불량품이 나올까 말까다. 4개가 필요한 경우에 1개를 추가로 넣어주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볼트와 너트의 원가만 생각해도 25%의 원가상승 요인이 되는데 필요한 4개만 넣어서는 안 될 이유가 어디 있는가? 필자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이러한 의문을 풀 수 없었다.

경영자는 일손이 달리느니 인건비가 비싸게 먹힌다느니 원가가 많이 먹혀 이윤이 줄어든다느니 하고 우는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품을 들이고 필요 이상의 것을 넣어주는 낭비부터 없애야 하지 않을까? 이런 식의 헛일을 이밖에도 많이 하고 있지는 않은지 냉철한 눈으로 검토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회사가 심심풀이로 볼트와 너트의 결합작업을 시킬 필요는 없다. 수다스러운 주부들의 부수입을 올려주는 것이 이 회사의 경영목적일 리는 없지 않은가?

4. 지나친 목적

지나친 청소

더 줄일 수 없는 22명의 청소부

어떤 제약회사에서 2년에 걸쳐 간접부문의 합리화를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영업부문만이 아니라 공장의 간접부분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의식개혁을 추진하여 관리부문의 인원을 30% 정도까지 줄이는 크나큰 성과를 거두었다.

“선생님, 아직도 더 줄일 여지는 있습니다. 현재 저희 회사에는 공장 내의 청소나 사무실 청소, 그리고 구내의 조경미화를 맡고 있는 아주머니들이 22명이나 되는데 이번에는 이들 청소 아주머니들에 대한 인건비절감 문제를 다루어보아야 하겠습니다.”

서무과장 요시다 씨가 이렇게 요청했다.

‘공장이 넓고 크다 보니 청소부도 22명이나 되는군!’ 하고 약간 놀라면서 필자는 곧바로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우선 청소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철저하게 조사해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의 작업순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매일 틀에 박힌 일의 반복이었다. 아침 8시부터 9시까지는 1, 2층 화장실 청소, 9시부터 10시까지는 복도 청소, 10시부터 11시까지는 현관 청소… 이런 식으로 작업시간과 담당구역이 정해져 있어 담당자들이 시간표대로 작업을 하고 나면 하루 일과가 끝나게 되어 있었다.

조사를 맡았던 서무계의 아라이 씨는 필자에게 인원감축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했다.

“선생님, 철저하게 조사를 해보았는데 실상 할 일이 굉장히 많더군요. 그러니 다들 한가하게 쉬기는커녕 온종일 부지런히 일하고 있어 도저히 인원을 줄일 수 없겠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개선에는 절대 불가능이란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개선할 여지는 있는 것이다. 예컨대 날마다 1시간씩 복도 청소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양탄자를 까는 편이 나을 수도 있을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하면 청소는 거의 불필요할 테고 앞으로 더욱더 오를 인건비를 생각할 때 청소 작업에 들어가는 인건비보다 양탄자 구입에 조기투자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힐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목돈을 들여서라도 양탄자를 까는 편이 더 유리할 것이다.

12명에서 4명으로 대폭 감소한 청소부

청소 아주머니 중 12명은 건물 내부가 아니라 구내의 도로라든가 정원의 잔디밭을 맡고 있다고 한다. 각 공장 사이의 도로는 끊임없이 온갖 차량이 오가기 때문에 줄곧 청소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원의 잔디밭은 매일같이 청소할 필요가 없을 듯해서 서무계 아라이 씨에게 물어보았다.

“매일 정원의 잔디를 깎고 잡초를 뽑더군요. 그것을 사흘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만 한다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예, 그렇지만 청소나 정원손질은 매일 규칙적으로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래도 지저분해지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는 그의 옷차림을 보니 근무복 역시 깨끗한 것이 새로 갈아입은 듯했다.

“정원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막고 깨끗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 작업의 목적이라면 여기저기 휴지통을 마련해두면 어떨까요. 쓰레기가 떨어져 있으면 아무나 본 사람이 그때그때 주워 휴지통에 넣게 하면 목적은 충분히 달성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별로 눈에 띄지도 않는 잡초는 사흘쯤 내버려두더라도 그렇게 보기 흉할 것은 없을 텐데요?”

필자가 이렇게 말했지만 그는 여전히 매일 청소를 하는 편이 깨끗하다는 말만을 반복하며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그럼 사무실이나 공장 내부를 맡은 사람은 날마다 창을 닦습니까?”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건 왜 그렇지요? 유리창도 매일 닦아야만 깨끗하고 보기 좋지 않은가요?”

“이 근처는 매연도 없고 워낙 공기가 깨끗해서 매일 닦지 않아도 별로 더러워지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정원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당신 말대로 날마다 하는 것과 사흘에 한 번 하는 것과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지 한번 시험해봅시다.”

이렇게 하여 사흘 동안 정원손질을 중지시켰다. 나흘째 되는 날 정원손질이 시작되기 직전 아라이 씨를 불러 총무부장과 그 밖의 여러사람이 모인 곳에서 물어보았다.

“잠시 저 창밖의 정원을 보십시오. 잔디밭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푸른 잔디밭은 언제 봐도 눈을 시원하게 해주지요. 피로할 때 저 푸른 잔디를 보면 마음까지도 시원해진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한결같았다. 그들은 어느 누구도 사흘 동안 작업을 중지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필자가 질문한 경위를 설명하자 그제야 모든 사람이 사실을 인정했다. 그후 그 회사의 정원청소담당은 4명으로 줄고 사흘에 한 번씩만 손질하게 되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실상은 과도한 짓일 경우가 많다. 불필요한 일로 인건비를 낭비하는 사태는 이런 사례 이외에도 상당히 많지 않을까?

5. 부족한 목적

임금님의 우산

완벽한 우산은 완벽하지 않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했지만 필자는 ‘인간은 생각한다. 그래서 진보와 발전이 이루어진다’는 신념으로 오늘날까지 ‘개선’을 주장하며 실천해왔다.

여기서 소개하는 것은 어떤 우산회사의 공장장과 주고받은 대화이다.

“선생님은 언제나 모든 제품에는 그 목적과 기능을 완전히 수행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셨지요? 저희가 개발한 이 우산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이거야말로 완전한 우산, 그 목적을 완전히 실현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날의 종이우산은 무겁고 찢어지기 쉬웠지요. 그래서 기름종이를 직물로 바꿨고, 대나무 살과 대를 경금속으로 개선했습니다. 직물에도 방수처리가 되어 가볍고 튼튼합니다. 길어서 다루기 힘들다는 불만이 있어서 2단으로 접게 만들었고, 그러다 보니 펴들 때 불편하다 해서 이번에는 자동버튼 장치를 달았습니다. 버튼만 누르면 저절로 펴지게 되었으니 더이상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공장장의 자화자찬에 필자가 답했다.

“많이 개선된 점은 인정해드리지요. 그렇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개선에는 끝이 있을 수 없으니까요. 당신은 아직도 개선의 참뜻을 모르고 있어요. 한가지 질문을 해볼까요? 펴는 것은 자동으로 폈는데 다음에 접을 때는 어떻습니까? 접는 것도 자동으로 되나요? 그러니까 50점밖에 안 되는 겁니다. 나 같으면 이렇게 연구하겠어요. 버튼을 누르면 우산이 진동을 해서 붙어 있던 물방울이 자동으로 털리고 그다음에는 우산대가 반으로 줄어들고 우산살도 자동으로 척척 접혀지는 것 말입니다. 펴는 것, 접는 것 모두가 자동이어야만 완전자동 원터치의 100점짜리가 아니겠어요? 그렇지만 그때 가면 또다시 개선할 점이 나올 겁니다.”

“아이고, 이거, 듣고 보니 정말 그렇군요. 정말 제가 너무 콧대가 높았습니다.”

벌거벗은 임금님 동화처럼 이 공장장은 자신에 넘쳐서 의심할 줄을 모르고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완전한 제품, 완벽한 제품이란 있을 수 없다. 어느 한 시점에서는 100점이었던 제품도 다른 분야의 기술혁신에 따라 새로운 소재,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다시 한 번 개선과 발전의 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이상에 끝이 없고 욕망도 무한한 이상 오늘 이 시점에서는 완전하고 완벽하게 목적을 실현하고 있다 하더라도 내일이 되면 이미 무엇인가 부족하고 개선해야 할 것으로 바뀌게 마련이다. 그 사실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6. 목적형 인간

냉동식품

아이디어까지 냉동시켜버린 회사

좀처럼 내리지 않던 눈이 소복하게 내려 쌓인 어느 겨울날 아침, 필자는 ‘돌아오는 길은 엉망이 되겠군!’ 하고 생각하면서 어떤 냉동식품회사를 방문했던 일이 있다.

그 회사는 냉동기술의 발달과 슈퍼마켓의 번영, 가정용 냉장고의 보급확대에 따라 급격하게 증대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 증산에 이은 증산으로 활기에 넘쳐 있었다.

우선 사무실로 안내받고 이어서 공장개선의 의뢰를 받은 현장으로 가기 전에 온갖 생선이나 육류가 가공·냉동되어 냉동고에 저장되는 과정을 자세하게 들으면서 시찰했다.

이윽고 본래의 목적지인 크로켓 제조부문에 이르렀다.

“사실 선생님께 지도를 의뢰한 것은 이 크로켓 제조라인입니다. 선생님께서 많이 보신 다른 공장들과는 전혀 딴판이긴 하지만 차례차례 자세히 설명드릴 테니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시면 지도해주십시오. 상사로부터 무조건, 무엇이든 개선하라는 엄명이 내려오고 있지만 좀체 그럴듯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우선 재료를 혼합해서 반죽을 하면 크로켓의 소재가 되는데 그것을 대형프레스로 눌러서 여러 개의 크로켓을 틀에서 뽑아낸다고 한다. 이것을 다시 냉동시켜 단단하게 만든 다음 빵가루를 입히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하루에 몇만 개씩 생산하는 것이라 가정에서 만드는 방법과는 다르군!’ 하고 감탄을 했다.

“그럼 이 크로켓 제조공정표를 좀 봅시다.”

이렇게 청하자 즉시 공정표를 보여주는데 거기에는 제1공정 프레스, 제2공정 냉동, 제3공정 피 씌우기… 라는 식으로만 기재되어 있었다.

‘어허, 이건 현상과 방법만 기재했을 뿐이군. 가장 중요한 목적이 적혀 있지 않잖아!’ 하고 생각했다.

“제1공정 프레스라고 되어 있는데 그 작업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예, 그것은 성형, 즉 형태를 갖추게 하는 것이지요”

“그럼 제2공정의 냉동은?”

“성형된 크로켓이 부서지지 않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실은 이것이 중대한 문제이다. 제1공정 프레스, 제2공정 냉동 이렇게만 해두면 프레스를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가 하는 발상만이 떠오를 뿐이며 냉동에서는 냉동의 방법론만이 문제의 초점이 될 뿐이다.

그러나 목적을 중시해서 제1공정 프레스라고 하지 않고 제1공정 성형이라고 써놓으면 프레스 이외에도 성형을 위한 여러가지 방법이 나올 수 있다.

제2공정 역시 냉동이 아니라 형태유지, 부서짐 방지가 목적이라고 하게 되면 구태여 냉동을 하지 않고도 방법은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

목적을 중시하는 것은 얼마나 기본적인 문제인가. 이런 식으로 목적을 직시하게 되면 여러가지 좋은 발상이 떠오를 수 있는데 이 회사는 그런 발상까지 냉동시켜놓았던 것이다. 이 한가지 조언만으로 그 회사는 급속하게 합리화가 추진되었다.




큰 회사에서 작은 신생회사로 옮기니 예산에 대한 많은 통제를 받고 있고, 그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작은 회사이면서도 너무 관료적인 회사의 업무형태를 보면서 많은 문제점을 느꼈는데, 이 책에선 나의 이런 생각이 틀리지 않음을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

너무 공감가는 많은 사례들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상식과 이른바 정석이라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쉽고 재밌는 책이다.

내가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인정하는 삼성그룹에서 권하는 필독서 답다.

내용중 건널목지기 과장,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식용 알코올로 축배, 질책당한 결재부장, 귀부인과 비스킷, 어떤 출장보고서, 말띠 딸 소동, 타임레코더와 시계 등이 참 좋았고, 특히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는 정말 압권이라 일부를 발췌해서 올린다.


"도대체 연구소의 업무를 뭐로 보고 있는지 모르겠어. 기획에서 조사,연구,개발에 이어 대량생산을 위한 시험제작, 생산설계까지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에서 밤을 세워가면서 시간단축을 위해 전력을 기울였는데 막상 생산준비단계에 착수할 단계에서 또다시 기획품의서 작성에 많은 시간을 뺏기게 된단 말이야. 그런데 그 품의서가 올라간지 한달이 다 되어가는데 도대체 지금은 어디 처박혀 있는 것일까? 회사에서는 정말 이 제품을 생산할 의사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어. 언제나 절실히 느끼는 것이지만 결재는 부장, 담당이사, 사장만 하면될텐데 어쩌자고 18개의 협조사인까지 받아야 하는 거야?     -- 단순솔직형 사원의 말


아니 그렇게만 단정할 수는 없지. 품의라는 것은 회사에 있어서는 반드시 필요한 거야. 설사 단돈 5천엔인 공구를 하나 구입한다고 해도 관련부서에서 충분히 심의해서 결정해야 되니 21개의 승인도장이 필요하다고. 회사는 각 부서에 권한을 이양한 셈이고 각 부서에는 고유권한이 있기 때문이지. 만약 그 일이 그렇게 급한 것이라면 직접 서류를 들고 각 부서를 돌면서 설명하면 되지 않겠나? 뭐? 간부들은 출장이 잦아서 언제 가보아도 자리가 비어있다고? 그거야 미리미리 조사해 두어야 하지 않겠어?    -- 보수신중형 사원의 말


뭐? 이 품의서가 급한거라고? 음. 알겠네. 언젠가는 틀림없이 자네가 직접 달려올줄 알았지. 그래서 일부러 붙잡고 기다리고 있었던 걸세.   -- 관료독선형 관리직의 말


여보게 이 글자는 잘못되었어. 상용한자에 이런 자는 들어있지 않다네. 그리고 이건 맞춤법도 틀렸고, 여기는 쉼표를 찍어야만 의미가 분명해지네. 그리고 이 품의서의 회람순서도 좀 잘못되었어. 알겠나? K부장보다 S부장에게 먼저 돌려야지. 회사의 서열도 S부장이 위라네. 이런 실수 자주하면 자네 출세에 지장있네. 내 자네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하게 말해주는 거야. 아, 그리고 이 친구에겐 갈 것 없어. 그 친구 요즘 일할 의욕도 없는것 같고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찬밥신세니까 말이야. 회사로서도 그 친구 협조사인은 별 가치가 없다고 보는 형편이거든.   ---시어머니형 관리직의 말


이게 뭐야? 너무 지나치게 전문적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걸. 그렇지만 M부장도 L부장도 사인했으니까 괜찮은 거겠지. 전에도 별일 없었으니까 이번에도 믿어도 될거야. 책임은 자네가 지게. 나는 자네만 믿으니까.   ---책임회피형 관리직의 말


도대체 이런 품의서가 무슨 소용이 있나? 협조사인은 무슨 필요가 있고... 애당초 예산이 정해져 있으니 예산안에서 자유재량으로 처리하면 되는 것을 가지고 왜 여러사람을 번거롭고 귀찮게 만드는 건가? 이거 우리 꼴이 뭐야? 예산으로 묶어놓고 다시 하나하나 모조리 따지고 통제하면 견뎌낼 도리가 있겠나? 그러고도 혹시 일이 잘못되면 책임은 누가 지느냔 말이야. 기안부서가 모든 책임을 지는 거라면 이런 협조사인은 왜 받으라는 거야? 난 괜찮아. 책임지고 물러나라면 당장 때려치울 각오가 되어 있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은 어떤가? 협조사인 했다고 모든 사람이 책임질텐가? 사장까지 결재한 마당에 사장은 전혀 책임 없단 말인가? 사장이 제 손으로 제 목을 쳤다는 말 들어봤나? 그러니 나도 어쩔수 없지. 성질난다고 사표내면 나만 손해니까 말이야. 결국 '악한 자여! 너의 이름은 기계로다' 하게 된다고...    ---비분강개형 관리직의 말


품의서라는 형식은 필요한 거야. 덕분에 나도 30년동안 큰 사고없이 지내올수 있었지. 더구나 협조사인이란 것이 있으니까 일이 잘못되어도 책임은 여러 사람에게 분산되기 마련이고 자기가 사인한 이상, 기안을 맡은 실무책임자를 마구 공격할 수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게다가 입안자 역시 여러 사람의 승인을 받을수 있다면 어느 정도 마음도 놓이고 지나치게 신경쓸 일도 없게 되니 협조사인이야말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무사안일형 관리직의 말



혹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악마같은 보스 미란다는 신참내기 비서 앤드리아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지시를 내립니다. 바로 쌍둥이 딸들이 읽을 미출간된 해리 포터를 구해놓으라는 것이죠. 만약 구하지 못하면 사무실에 돌아올 필요도 없다는 엄포도 함께. 앞이 막막해진 앤드리아는 이제 짤리려나 하늘이 무너졌지만 우여곡절 끝에 최종 검토 단계에 있는 원고를 구해서 미란다에게 제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이죠? 미란다는 고맙다는 말도 없이 짜증부터 냅니다.  "왜 한 권이야? 쌍둥이들보고 찢어서 보라고?" 하지만 앤드리아는 이렇게 대답하죠. "2권을 카피했습니다. 원고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제본도 했구요. 지금 기차에서 읽고 있을 겁니다. 이건 여분입니다. 혹시나 해서요. 또 뭐 시키실 일은 없나요?"
 
미란다가 내린 지시는 '미출간 해리 포터를 구해오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앤드리아는 그 지시의 목적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미란다가 그 지시를 내린 이유는 먼 여행을 떠나는 쌍둥이 딸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이죠. 그래서 시키지 않은 제본도 하고, 쌍둥이들에게 직접 갖다주어서 한 시라도 빨리 읽을 수 있도록 배려까지 마칩니다. 보통의 비서라면 원고 사본 그대로 미란다에게 들고 갔을 것이고 다시 이런 저런 지시를 받아서 기차 출발 전에 쌍둥이들에게 갖다주기 위해 발바닥에 땀나게 뛰어다녔겠죠.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기계적인 인간이 아니라 일의 목적을 간파하여 최대한 효율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인재의 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본 최고의 경영컨설팅사인 JEMCO의 회장인 사토 료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 일의 목적을 상기한다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죠. 목적을 염두에 두지 않은 개선은 그저 지엽적인 문제를 해결할 뿐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진보를 이룰 수 없는 법입니다. 저자는 개선 지향의 사고방식을 강조합니다. 이런 것들이죠. '개선은 영원하고도 무한하다', '어제의 방법은 이미 오늘의 방법이 아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 '이것만이 최선이라는 아집을 버려라', '누구에게나 개선의 여지는 있다', '로마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이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자는 구체적인 스킬을 가르쳐주기보다 사고방식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건 창의력에 관한 역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창의력에 관한 공식이 있다면 그건 이미 창의적인 공식이 아닌 셈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저자는 큰 틀만 제시하고 이런 저런 사례를 중심으로 굳은 머리를 깨라고 강조합니다. 꽤 오래전에 씌여진 책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인 걸 보면 편집과정에서 신경쓴 엄선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네요. 어떤 상황, 어떤 사람들과 같이 있어도 언제나 기발하면서도 본질을 꿰뚫는 아이디어를 내놓는 걸 보면 '원래 탁월한 재능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좌절이 생기기도 하지만 많은 사례를 접하고 이런 저런 궁리를 해보면 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이 책은 삼성그룹에서 세 번이나 사내 출간되었고 직원들의 필독서로 읽혔다고 합니다. 그게 사실인가 확인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다니고 있는 친척에게 물어봤죠. 결론은.... 네, 맞답니다. 필수교재로 몇 번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네요. 그럼 이 교육에 대해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서 추가질문을 했습니다. 흠.. 이건 부정적이네요. 시키는 일만 해도 정신없는데 일의 목적은 무슨 얼어죽을 목적이냐는 것이 직원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하는군요;;; 일의 원점으로 돌아가 목적을 상기하는 것은 몇몇 사람의 노력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직속상사나 그 위로 올라가는 위계체계 내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면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거든요. 경영진의 의지는 가상하지만 아직 삼성에서도 조직 전반으로 혁신사고가 확산되지는 못했구나라는 아쉬움이 있네요.
 
직원들의 이런 냉담한 반응은 이런 교육들이 모두 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 상사들이 지들 편하자고 시키는 교육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그런 점은 분명히 있을 거예요. 앞에서 예로 들었던 미란다만 해도 앤드리아처럼 하나를 말해도 열을 알아듣고 척척 해내는 비서를 데리고 있다면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업무능력, 사고능력은 직원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입니다. 몰입(Flow)라는 개념을 창안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일을 통해 얻는 성취감과 만족함, 행복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 전체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도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죠. 왜냐하면 우리는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행복하지 못한데 인생이 행복하기는 힘든 법이죠. 이 책의 저자 역시 일을 함에 있어 막힘이 없이 순리대로 흘러가게 하는 목적형 인재야말로 일의 보람을 느끼고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목적형 인재로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만 있다면 꼭 그 회사가 아니더라도 여러 회사에서 서로 데려가지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니 이런 교육을 너무 적대시하지 마시고 적절하게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B2B 원점사고법을 기록삼아 옮겨둡니다.
 
1) 잊혀진 목적 (Forgotten Purpose)
목적 없이 이뤄지는 일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우리들은 아무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움직이며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이 일은 도대체 왜 하는지, 이것이 왜 필요한지, 다시 말해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해보도록 하자.
 
2) 그릇된 목적 (Wrong Purpose)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일을 진행한다 해도 문제가 끝나는 건 아니다. 목적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눈을 가리는 현실의 여러가지 장막을 거둬내고 본질을 꿰뚫어라. '근본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상기하라.
 
3) 필요 없는 목적 (Needless Purpose)
우리는 혹시 규율과 원리원칙, 그것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고지식함의 포로가 된 것은 아닐까? 중요한 건 생명력 없는 서류양식을 꼼꼼히 메우는 일이 아니다. 시퍼렇게 살아 움직이는 현실 속에서 본질적인 목적을 향해 곧바로 육박해 들어가는 것이다.
 
4) 지나친 목적 (Excessive Purpose)
목적한 일의 세부적인 사항을 챙기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세심해지면 안 한 것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확인하라. 지나친 것은 늘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
 
5) 부족한 목적 (Defective Purpose)
시간이 흐르면 지금 있는 모든 것은 낡기 마련이다. 영원한 목적이란 것도 없다. 변혁을 거듭하고 있는 세상에서 새롭게 떠오른 목적에 부합할 수 없다면 더이상 번영도 없다. 더 큰 성공을 위해 목적 자체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라.
 
6) 목적형 인간 (Object-Oriented Human-Being)
목적의 중요성을 알았더라도 어쩌다 한두 번 생각하는 식으로는 부족하다.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목적의식이 뿌리내린 '목적형 인간'으로 진화하는 길만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된다.
 
인상깊은 구절 : 요즘에는 어느 기업이건 수위들이 순찰용 시계를 들고 구내순찰을 돌게 되어 있다. 미리 정해진 코스를 지정 시간대로 맞춰 순찰을 하면서 순찰함에 시간 기록을 남긴다. 만약 지정 시간에 지정 장소를 순찰하지 않으면 기록에 증거가 남기 때문에 근무태만이라 하여 문책당하게 된다. 그래서 수위들은 시계처럼 정확하게 지정 코스를 지정 시간에 맞춰 순찰하고 있다. 그런데 이래도 되는 것일까? 만약 도둑의 입장에서 본다면 수위가 지정 코스를 지정 시간에 맞춰 순찰한다는 것은 매우 편리한 일이 아닐까? 도대체 이 회사는 수위의 순찰목적이 규칙적인 산책을 시키는 데 있다고 보는 것일까?
Posted by n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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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자기개발2006. 6. 4. 06:16

미쳐야 미친다

미쳐야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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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 狂 不 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이란 없다.

학문도 예술도 사랑도 나를 온전히 잊는 몰두 속에서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이책은 진정 자신의 길을 노력과 열정으로 삶을 이루어 가는 조선시대 메니아 들의 이야기 이다. 나도 메니아로 살고 싶다.

제목에서 부터 정말 정신이 번쩍 드이는 멋진 책이다.

세월이 점점더 빨리 흐르고 먹고 사는데만 급급해 바쁘게만 살아가는 동안 잊고 살았던 내 자신에 대해, 내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조그만 생각을 일으켜 주는 책이었다.


82p. 옛글에는 문을 닫고 있어도 천하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정보에 바다에서 천하는 커녕 제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고 살아 가고 있다. 나는 없고 정보만 있기 때문이란다. 내가 소유한 정보의 양이 늘어 갈수록 내면의 공허는 커져만 간다. 천하를 읽는 경륜인 독서를 통해 주인되는 삶을 살아가야 겠다.

이 책은 비록 현대처럼 정보는 없었지만 끊임없는 성찰과 노력으로 지식의 대가에 올랐던 조선시대 지식인의 내면을 사로잡았던 열정과 광기를  탐색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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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p. 세상은 만만치 없다. 그저 하고 대충해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게 하다 혹 운이 좋아 작은 성취를 이룬다 해도 결코 오래가지 않은다. 노력이 따르지 않은 한때의 행운은 복권 당첨처럼 오히려 그의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불광불급이라 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미쳐야 이친다. 미치려면 미치라. 지켜보는이에게 광기로 비칠 만큼 정신의 뼈대를 하얗게 세우고, 미친듯이 몰두하지 않고는 결코 남들보다 우뚝한 보람을 나타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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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p. 홀로 걸어가는 정신이란 남들이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출세에 보탬이 되든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정신이다. 이리재고 저리재고 이것저것 따지기만 해서는 전뭉의 기예 즉 어느 한 분야의 특출한 전문가가 될 수 없다.


30p. 잊는다(忘)는 것은 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을 해서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될지, 출세에 보탬이 될지 따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냥 무조건 좋아서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한다는 말이다. ...

근성도 없는 자칭 전문가들이 기득권의 우산 아래서 밥그릇 챙기기에 여넘이 없는것은....

내가 정말 좋아서 시작한 내 일에 미쳐서 진정한 진짜가 되어야 겠다.


51p. 세상에는 여러종류의 사람이 있다. 한 번 척보고 다아는 천재도 있고 죽도록 애써도 도무지 진전이 없는 바보도 있다. 정말 가륵한 이는 진전이 없는데도 노력을 그치지 않는 바보다... 한번보고 안 것은 얼마 가지 못해 남의 것이 된다. 피땀 흘려 얻은 것이라야 평생 내것이 된다.

김득신은 평생을 두고 잠시도 쉬지 않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책을 만번 이하로 읽은 것은 아예 꼽지도 않고, 만번 이상 읽은 36편 문장의 횟수를 기록 해 두었다고 한다. 백이전은 11만 3천번이나 읽었다. 그러고 보면 한번이라도 정성을 기울여 읽않는 나는 노력없이 많은 것을 바라는 도둑의 심보를 가진것 같다.


67p. 지금도 세상을 놀래키는 천재는 많다. 하지만 기웃대지 않고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설실한 둔재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한때 반짝하는 재주꾼들은 있어도 꾸준히 끝가지 가는 노력가는 만나보기 힘들다.


301p. 세상 사람들은 잠자는 걸 좋아한다. 샘새도록 잠을 자고도 낮잠을 또잔다. 그래서 더로 안부를 물을 때 먹을 것과 나란히 잘 잤느냐 식사는 했냐고 묻곤한다....

잠이란 병이 들어오는 통로이다. 그러니 잠을 너무 많이 자면 안 된다. 옛 경전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번뇌는 독사이고 잠은 네마음에 달렸다.

번뇌는 왜 생기는가? 욕심때문에 생긴다. 애가 남을 이겨야겠고, 더 많이 가져야 겠고, 그것도 모자라 통째로 다 가져야 겠기에 생긴다.

마음이 잠들지 않으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하루에도 수없이 일어났다 스러지는 그 많은 상념들을 다스려야 한다. 생각을 어떻게 다르리나? 마음을 순리에 내맡겨 텅 비우면 된다. - 허균의 생각.


319p. 속도에 대한 인간의 생각은 옛날이라고 해서 지그뫄 다를것이 없었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지극히 자연적이고 인간인 속도로 삶이 진해되기는 했겠디만, 개개인이 느끼는 삶의 속도감은 그렇지만은 않았을 터이다. 남들보다 빨리 출세해야 겠다는 생각, 저것을 꼭 내손에 넣고야 말겠다는 집착, 이런 저런 욕심들이 끼어들어 예나 지금이나 삶의 속도는 가파르게 고조되어만 간다.


323p. 절정은 미리 알고 기다린 자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그것이 절정인지 알았을때는 이미 늦는다. 속인들은 언제나 버스가 다 지나간 다음에 난리를 치지만, 지혜로운 이는 천기를 먼저 읽는다.


절망속에서 성실과 노력으로 자신의 세계를 우뚝 세워올린 노력가들, 삶이 곧 예술이 되고 , 예술이 곧 그 차체가 삶이었던 예술가들,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세워 한시대의 앙가슴과 만나려 했던 마니아들의 삶 속에 나를 비춰보는 일은 본받을 만한 사표도 뚜렷한 지향도 없어 스산하기 짝이 없는 이 시대를 건너가는데 작은 위로와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n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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