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2008. 4. 16. 19:41

[펌]구글과 네이버는 어떻게 다른가?

잡지 컬럼

말 2006년 12월호 (글: 김중태)


구글과 네이버는 어떻게 다른가?


구글은 최근 IT업계의 가장 큰 주제어가 되었다. 2004년 8월 상장된 구글이 단 1년만에 갈아치운 기록만 보더라도 구글의 괴물 같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상장 1년 안에 미국 내 20대 기업에 든 최초의 기업, 1년 안에 시가총액 천 억 달러(약 100조원)를 넘은 최초의 기업, 1년 안에 인터넷기업 1위 등의 엄청난 결과를 만들었다.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HP, 야후, 넷스케이프 등 어떤 기업도 이루지 못한 엄청난 결과를 구글은 1년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후에도 계속 성장해 현재는 시가총액 1440억 달러까지 도달했다. 구글의 이름 값이 거품이 아니라는 사실은 실적을 통해 알 수 있다. 2006년 3/4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약 27억 달러에 순이익만 8억 달러를 넘고 있다. 이런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튜브를 16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하는 등 숨가쁘게 기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 현재 구글의 모습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시가총액 약 4조원으로 코스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 3/4분기 실적은 매출액 1,427억 원, 순이익 366억 원을 기록하며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IT기업이 되었다.

구글과 네이버는 검색을 기반으로 성장한 1위 기업이라는 점에서 자주 비교되지만, 서비스 운영 모습이나 기업 경영의 방법은 많이 다르다. 두 기업은 철학부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철학의 차이는 기술의 차이를 가져오고, 기술의 차이는 다시 기업 문화와 서비스의 차이를 가져온다. 또한 철학의 차이는 정책과 운영의 차이를 가져오고 정책과 운영의 차이는 두 기업에 대한 평가의 차이를 가져온다. 구글에 비해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비난을 많이 받는 이유 역시 두 기업의 철학 차이에서 시작한다. 그러므로 구글과 네이버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다면 두 기업의 철학적 차이와 철학적 차이로 인한 현상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내기 철학'과 '붙잡기 철학'의 차이가 포탈과 토탈로

네이버와 구글의 첫 번째 차이는 사용자를 바라보는 관점과 기업 서비스의 목표 차이다. 네이버의 목표는 사용자를 최대한 오래 네이버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오래 머무르면서 많은 페이지를 볼수록 광고를 더 많이 보게 되고, 광고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검색하려고 온 사람조차 좀더 오래 네이버에 머물 수 있도록 노력한다. 검색엔진으로 시작한 네이버가 다른 사이트로 보내주는 포탈(portal=관문)의 성격을 포기하고 토탈 서비스(total service=종합 서비스) 사이트로 변하고 있는 이유는 사용자를 붙잡으려는 '붙잡기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구글은 최대한 빨리 구글을 떠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사용자가 구글이라는 검색 사이트에 온 이유는 어떤 정보를 찾기 위함이다. 따라서 구글은 사용자가 구글에 오래 머물면 실패한 것으로 보며, 최대한 빨리 원하는 정보가 있는 문서로 가게 만드는 일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용자가 구글 사이트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짧을수록 구글 사이트에서 광고를 보는 시간도 줄어들고 광고 수익도 줄어든다. 하지만 원하는 정보를 빨리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사용자는 계속 구글을 이용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구글 사용 빈도가 늘어 광고수익도 늘 것이라는 장기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아직도 구글은 다른 사이트로 가는 검색 관문(portal)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초기의 단순했던 네이버 화면이 점차 복잡해지는 이유는 사용자를 붙잡기 위함이다. 사용자를 붙잡기 위해 네이버는 많은 정보 알맹이(content)를 네이버 안에 쌓은 뒤 보여준다. 검색하려고 접속했던 사용자는 네이버에서 보여주는 각종 알맹이에 현혹되어 원래 네이버를 찾은 목적을 까마득하게 잊고 여기저기 네이버 안을 떠도는 방황을 시작한다. 백화점이나 도박장들이 시간 경과를 알 수 있는 시계와 창을 없애고 최대한 많은 상품을 보게 동선을 설계해 돈을 쓰게 만드는 것처럼, 네이버 역시 최대한 오래 네이버에 머무르게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검색결과의 윗부분에 노출되는 문서가 가장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유명한 웹문서나 원본 문서가 아닌 이유도 붙잡기 철학의 결과다. 네이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원본인 웹문서 대신 www.naver.com이라는 도메인 안에 있는 펌질 문서를 먼저 노출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은 원본 웹문서가 아닌 펌질된 문서를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시키는 네이버에 대해 기술력이 부족하다거나 자사 이기주의가 심하다고 비난한다. 네이버 검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다.

초창기 네이버 첫화면

2006년의 네이버 첫화면

* 초창기 네이버 첫화면에 비해 2006년의 네이버 첫화면은 많이 복잡해졌다.


광고로 먹고사는 구글 역시 좀더 많은 트래픽을 원하고 있다. 유튜브, 블로거닷컴, 피카사, 키홀 등의 서비스를 인수한 이유는 방문객 수와 트래픽을 좀더 늘리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검색이 목적인 구글닷컴의 화면이 여전히 흰색의 여백인 이유는 검색에 방해되는 것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검색 사이트를 방문한 사용자가 원래 목표를 최대한 빨리 이룰 수 있도록 첫화면에 검색창만 두고 있다. 구글 첫화면의 광고 효과야말로 가장 높겠지만 광고로 인해 검색에 방해를 받는다면 구글 검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구글에 악영향을 미칠 것임을 구글은 알고 있다. 결과적으로 첫화면에 광고를 싣지 않고도 구글은 세계 최고의 광고매체로 성장하고 있다.


열린 철학과 닫힌 철학

보내기 철학과 붙잡기 철학은 필연적으로 열린 철학과 닫힌 철학의 차이로 연결된다. 구글은 다른 사이트로 사람들을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구글 스스로 알맹이를 만들어야 할 이유도 없고, 구글 사이트 안에 알맹이를 저장할 이유도 없다. 만들고 지켜야 할 '내 것'이 없기에 열린 철학을 유지하기 쉽다. 이에 비해 네이버는 자기 서버에 쌓아둔 알맹이를 이용해 사용자를 모아야 하기 때문에 닫힌 철학을 지향하게 된다.

닫힌 철학은 호환성 부족을 가져오게 되고 결국 사용자의 선택권을 뺏는 결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로 robots.txt 문제를 들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 대표적인 서비스인 지식인과 블로그 서비스에 robots.txt를 이용해 검색로봇의 접근을 금지시키는 설정을 해두었다. 이로 인해 구글을 비롯한 다른 검색 사이트의 로봇이 네이버의 알맹이에 접근할 수 없고, 당연히 이들 검색 사이트의 검색결과에 네이버 블로그나 지식인의 문서가 나타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다른 사이트의 정보를 보여주는 검색 사이트로 성공한 네이버가 정작 자기 사이트의 정보는 다른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하지 못하도록 막는 이중성을 보임으로써 사람들에게 도덕적 비난을 받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robots.txt 문제는 결국 네이버 사용자의 피해로 나타난다. 네이버 사용자가 좋은 글을 올렸다 해도 이 글은 구글이나 다음, 야후 등의 다른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될 수 없다. 결국 네이버 블로그 사용자는 자신의 글이 좀더 퍼지고 좀더 유명해질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네이버 블로거의 글은 네이버 안에서만 검색된다는 한계를 가지게 되므로 좋은 정보를 널리 공유하게 한다는 웹의 근본 취지와 맞지 않는 문제도 발생한다.

robots.txt 외에도 다른 사이트의 문서는 손쉽게 퍼올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네이버 사이트 안의 글이나 그림을 퍼가지 못하도록 막는 정책, 심지어 웹의 기본인 링크마저 불가능하게 주소를 변경시키는 식의 정책을 펼치면서 네이버는 '펌질로 쌓은 사이트, 닫힌 인터넷의 대표주자'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사용자 우선 철학과 기업 이익 우선 철학

네이버가 사용자를 붙잡는 이유는 광고를 좀더 보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즉 사용자를 배려하기보다는 광고주와 회사 이익을 더 배려한다는 말이 된다. 이런 이익 우선 철학은 사용자의 불편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네이버 첫화면에 나오는 뉴스 제목을 딸깍(click)하면 바로 해당 제목의 뉴스로 가는 것이 아니라 뉴스 모음 화면으로 이동한다. 모음 화면에서 다시 한 번 제목을 딸깍해야 해당 뉴스를 보여준다. 이는 제목을 딸깍하면 해당 문서를 보여주는 인터넷의 기본적 연결 방식마저 왜곡시키는 동시에 사용자를 당황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이상한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페이지뷰(page view)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고, 광고 노출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보려는 욕심 때문이다.

네이버뉴스

네이버뉴스

* 네이버 첫화면에서 뉴스 제목을 딸깍하면 해당 뉴스 대신 모음이 나온다. 이처럼 광고주 위주의 네이버 정책은 한 번 더 마우스질을 요구하며 사용자를 불편하게 만든다.


전면 플래시 광고 역시 사용자의 피해를 담보로 광고주와 네이버가 이익을 취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안 그래도 지나치게 많은 광고용 배너와 플래시 때문에 첫화면 불러오는 시간도 꽤 걸리는데, 전면 투명 플래시 광고까지 받아야 하니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린다. 수 천 만 명이 한 번 접속 때마다 불필요한 플래시 때문에 몇 십 초씩만 더 쓰기 때문에 개인은 물론 나라 전체로 봤을 때도 엄청난 낭비가 일어난다. 투명 플래시 광고가 집행되는 동안에는 광고가 화면을 가려서 밑에 있는 글씨가 보이지 않거나 마우스로 광고 밑의 기사를 눌렀다가 광고와 연결된 사이트로 이동하는 경우를 자주 겪으며 사용자는 짜증을 낸다. 사용자들이 싫어하는 투명 플래시 광고를 집행하는 이유 역시 사용자보다는 광고주와 회사 이익을 더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사용자들의 많은 비난을 듣고 첫화면의 전면플래시광고를 철수시켰다. 하지만 아직도 뉴스홈을 비롯한 하위 차림표에는 투명 플래시 광고가 집행되고 있다. 말로는 모두가 사용자 중심을 외치지만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기업은 많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네이버의 전면 플래시 광고

2006년의 네이버 뉴스홈의 플래시 광고

* 한때 집행된 네이버의 전면 플래시 광고와 지금도 집행 중인 뉴스홈의 플래시 광고.


비싼 첫화면에 지금까지도 광고 하나 없이 검색창만 고수하고 있는 구글의 사용자 우선 철학이 칭찬을 받는 이유는 말로만 사용자 중심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자를 위해 눈 앞의 작은 이익을 포기할 줄 아는 철학 때문이다.

초창기 구글 첫화면

2006년 구글 첫화면

* 초창기 구글 첫화면보다 더 시원해진 2006년의 구글 첫화면. 여전히 검색창만 있다.


또한 사용자의 이익을 우선으로 여기는 구글은 서비스를 만들 때 가능한 개방적인 표준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구글의 지메일은 언제든지 POP으로 백업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메일 서비스로 바꾸어도 별 문제가 없다. 구글 그룹스는 유즈넷과 호환되기 때문에 다른 유즈넷 프로그램으로 접속할 수 있고, 구글토크는 재버(Jabber) 기반이라 다른 메신저와 호환이 된다. 구글 DOC, 구글 스프레드시트 등도 공개표준인 ODF 형식이라 호환성이 좋다. 구글이 후발 주자라서 시장을 잡기 위해 재버 형식의 메신저를 선택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같은 시기에 후발 주자인 국내 포탈들이 독자 형식의 메신저를 개발한 사실과 비교해보면 시장 논리로만 설명하기 힘들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네이버 메신저는 네이버 사용자하고만 쪽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닫힌 메신저다. 네이버 메신저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라도 재버 형식으로 개발을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독자 형식으로 개발해 호환성을 막아버렸다. 시장 논리에도 맞지 않는 네이버의 이런 선택은 '닫힌 철학' 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


자동화에 집중하는 구글과 수작업도 마다 않는 네이버

물론 네이버의 붙잡기 철학이 가진 긍정적인 면도 많다. 사용자를 붙잡기 위해 화면을 구성하다보니 사용자가 보기 좋게 편집된 화면을 제공한다. 구글과 네이버의 검색결과를 보면 네이버의 검색결과 화면이 훨씬 보기 편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꽤 많은 비용을 편집에 투자한다. 그 결과 네이버는 검색결과의 수작업 의존도가 높다. 반면 구글의 검색결과는 불친절하다. 대중적 가치가 있는 정보를 순서대로 나열했기 때문에 검색 결과의 정확도는 높지만 보기는 매우 불편하다. 구글의 검색결과가 불친절한 이유는 자동화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검색 결과에 만족할 수만 있다면 수작업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비용이 더 들더라도 보기 좋은 검색결과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수작업은 대중적인 정보를 보여줄 때 빛을 발한다. 때문에 연예 스포츠 정보 등을 보여줄 때 네이버는 가장 탁월한 결과 화면을 보여준다. 반면 수작업이 미칠 수 없는 전문 분야 정보의 검색 결과는 많이 뒤떨어진다. 네이버는 대중들이 많이 찾는 정보를 잘 보여주는 일에 집중하고 소수 사용자가 찾는 정보를 희생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구글은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것을 택한다. 사람이 손으로 해서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지만, 비용이 더 드는 수작업을 줄이고 컴퓨터가 잘 할 수 있는 자동화에 더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그 결과 구글은 방대한 웹문서에서 가장 가치 있는 문서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일에 최적화된 상태다. 시시각각 변하는 가치를 자동으로 찾아서 정렬해주기 때문에 보여주는 형식은 썰렁하다. 네이버 검색결과에 익숙해진 사람이 본다면 구글의 검색결과는 매우 조잡스럽게 보일 것이다.

실제로 국내 연예인 정보나 축구 관련 정보를 검색을 해보면 네이버가 훨씬 보기 좋게 나옴을 알 수 있다. 네이버가 국내 1위를 유지하는 경쟁력 중 하나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정보를 대중들이 보기 편하게 보여주는 편집력인 것이다.

네이버의 대장금 검색 결과 화면

구글의 대장금 검색 결과 화면

* 대장금으로 검색한 결과. 네이버가 구글보다 더 보기 좋다.


또한 모든 정보를 네이버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다는 점도 네이버가 지닌 장점 중 하나다. 종합 서비스를 지향하는 네이버이기에 뉴스, 블로그, 메일, 동영상, 사진 등 대부분의 정보를 네이버 안에서 검색하고 처리할 수 있다. 구글은 구글닷컴에서 검색하고 지메일로 가서 편지를 보고 블로거닷컴으로 이동해 블로그를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네이버와 구글의 방식은 일장일단이 있으며 선택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유가 생길 경우 네이버는 구글의 정확성을 따라잡으려 할 것이고, 구글은 네이버의 보기 좋은 화면과 토탈 서비스를 따라잡으려 할 것이다. 구글 역시 네이버가 가진 포탈형 서비스와 커뮤니티를 소유하고자 할 것이며 두 서비스는 조금씩 서로를 닮아갈 것이다.


IT기업의 목표가 되어버린 구글

실제로 구글은 꽤 많은 기업을 인수하고 많은 서비스를 새로 추가하면서 포탈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갖춘 상태다. 다만 이 서비스를 구글닷컴에서 한 번에 보여주지 않을 뿐이다. 구글은 Pyra Labs(blogger.com), Applied Semantics, Picasa, Keyhole, Dodgeball을 거쳐 2006년에도 MeasureMap, Writely, Sketchup, YouTube까지 수 십 개가 넘는 기업을 인수하고 수 십 개가 넘는 서비스를 새로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서비스를 넓혀가는 방식이 네이버와 다르다.

네이버는 필요한 서비스가 있을 경우 기업 인수보다는 직접 만드는 방식을 취한다. 또한 이미 남들이 하고 있는 서비스를 따라 하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표절시비가 계속 나온다. 기존 서비스를 따라 한 지식인 블로그 카페에 이어, 2006년에도 다음의 파이를 따라 한 네이버의 네모 서비스, 다음의 블로그 테마를 따라 한 네이버의 템플릿 서비스로 인해 '베끼기 네이버'라는 비난 여론이 더욱 확장되었다. 한국에서 신규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들은 '네이버가 따라 하면 어쩌지?'라는 고민부터 한다. 네이버 때문에 창의적인 서비스와 중소기업이 설 자리가 없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반면 해외의 많은 기업은 구글에 인수되는 것을 가장 큰 사업모델로 설정할 정도다. 해외의 신규 서비스는 '어떻게 해야 구글이 살까?'라는 고민부터 한다. 창의적인 서비스가 많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높은 가격으로 평가해주고 인수하는 구글과 좋은 아이디어를 따라하며 직접 서비스하는 네이버의 차이는 업계와 시장의 차이로 나타나곤 한다.


기술의 구글, 기획과 영업의 네이버

살펴본 것처럼 네이버가 국내 1위를 하면서도 비난을 많이 받는 이유는 단지 1위 기업에 대한 시샘 때문만이 아니다. 네이버가 보여준 행동의 상당 부분이 비난받을만한 것이었기 때문이고, 그 이유는 네이버가 가진 철학의 문제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네이버가 한 좋은 일이 9고 그 과정에서 안 좋은 일은 1에 불과한데도 네이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이라는 수치보다는 그 1이 가진 의미나 충격의 강도가 크기에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삼성이 수출 기업으로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을 주면서도 최고 경영진의 편법 상속이라는 도덕성 문제로 인해 계속 비난받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전기밥통이 터지는 이유를 도덕성 부족과 연결하기는 어렵지만, 편법 상속은 그 사람의 철학이나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부도덕할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철학 또는 가치관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국내 1위인만큼 네이버가 지닌 장점을 과소평가 할 수는 없다. 특히 네이버의 기획 홍보력은 IT 기업 중 발군이라 할 정도로 최강이다. 뒤따라한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지식인과 블로그 서비스를 순식간에 최강의 서비스로 만들면서 1위 기업으로 올라선 힘이 네이버에게 있다. '뜨거운 감자가 왜 뜨거운지 알아?'로 시작해 '화상고' '월드컵' '이씨 가문'으로 이어지는 네이버의 광고는 다른 기업의 광고와 차원이 다를 정도다. 너무 앞서가지 않으면서 대중이 원하는만큼만 제때 제공하는 기획력 또한 네이버가 지닌 힘이다. 좋은 인재와 충분한 자본도 있다. 네이버가 구글과 싸울 수 있는 힘을 가진 기업임은 분명하다. 부족한 것은 철학과 기술이다. 기술은 철학에서 나오기에, 네이버가 좀더 열린 철학을 가진다면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은 이미 좋은 철학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 철학을 유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구글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회사 이익을 위해 사용자를 조금씩 더 불편하게 하는 순간 구글의 성장 신화는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사용자를 바라보는 두 기업의 철학적 차이가 기술과 운영의 차이를 만들었다. 또한 앞으로 두 기업의 성공과 실패도 여전히 사용자를 바라보는 두 기업의 철학에 의해 판가름 날 것이다. 철학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것이다.
잡지 컬럼

Posted by n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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